대기오염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다른 전염병이나 폭력보다 인간의 생명을 훨씬 많이 단축시킨다고 한다.

유럽 연구진은 대기오염만으로도 사람의 전반적인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혔다. 대기오염은 HIV 및 에이즈, 말라리아, 폭력이나 전쟁보다도 사람들의 수명을 훨씬 많이 줄였다. 연구 결과는 심혈관 연구 저널에 게재됐다.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몇 가지 요인과 사건이 인간의 기대수명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벌어진 격렬한 폭력 사태나 전쟁 등으로 이 지역의 사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 바이러스도 인간의 기대수명을 감소시키는 요소다. 스페인 독감으로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말라리아는 여전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이런 요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대기오염이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이 전 세계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새로운 모델을 사용했다. 특정 해에는 조기 사망률이 더 높았다.

연구의 수석 저자 토마스 문젤은 "인공적으로 만든 대기오염과 자연스럽게 발생한 사막 먼지, 산불로 인한 공기 오염 등을 구분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의 3분의 2 정도가 인공적인 대기오염에 의한 것이었다. 인공적인 대기오염이란 화석 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대기 오염을 말한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최대 80%까지 그 비율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입자상 물질 2.5(미세먼지), 오존 오염, 사망률, 기대수명 손실 등의 정보를 포함한 빅데이터를 얻었다. 연구진은 ‘글로벌노출사망자모델(GEMM)’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GEMM은 인위적인 오염원과 자연적인 오염원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2015년에는 88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했는데, 이에 따라 모든 사람의 평균 수명이 2.9년 감소했다. 이 수치는 HIV 및 에이즈로 인한 조기 사망 720만 명, 평균 수명 2.2년 감소보다 높은 것이었다. 또 곤충이나 기생충으로 인한 질병 사망은 60만 명으로 평균 수명 0.6년 감소, 폭력이나 전쟁으로 인한 사망은 53만 명으로 평균 수명 0.3년 감소를 보였다.

6가지로 분류된 질병 중 대기오염의 향을 받는 질병이 가장 많았다. 하부 기도 감염, 만성 폐색성 폐질환, 폐암, 심장질환 등이 있다. 수명 감소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심혈관질환, 복합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으로 수명을 43% 줄인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은 말라리아로 인한 조기 사망의 19배, 폭력의 16배, HIV 및 에이즈의 9배, 알코올 소비의 45배, 약물 남용의 60배에 이른다. 대기오염이 많은 국가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별로 불균형이 발견됐는데, 유해 물질 배출량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위험이 높은 지역은 동아시아다. 평균 수명이 4년이나 감소했다. 다음은 아프리카로 3.1년이 감소했다. 유럽은 2.2년, 북미는 1.4년 감소했다. 아프리카가 2위에 오른 이유는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오염 또한 늘어났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에서 유해 물질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이어간다면 대기오염이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 또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기오염이 줄어들면 동아시아는 3년 이상의 기대 수명을 다시 늘릴 수 있다. 유럽은 1.7년, 북미는 1.1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는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0.7년의 기대 수명을 다시 늘리는 데 그칠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했다. 추정치에 불확실한 점이 있기 때문에 실제 숫자가 더 크거나 작을 수 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데이터 관련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전 세계 주요 사망 위험 5가지 중 하나다. 2017년의 사망자수 1위 요인은 고혈압이었다. 이 질병으로 1,044만 명이 사망했다. 다음은 흡연으로, 710만 명이 사망했다. 고혈당으로 사망한 사람은 653만 명이었다.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490만 명, 비만으로 사망한 사람은 472만 명이었다.

2017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북한으로 16.5%였다. 뒤이어 ▲네팔 14.06% ▲방글라데시 13.83% ▲솔로몬 제도 13.48% ▲인도12.52% ▲바레인 12.23% ▲이집트 12.12% ▲파푸아 뉴기니 11.98% ▲중국 11.89% ▲아프가니스탄 11.5% 순이었다.

각국 정부는 다양한 법안과 강제력을 동원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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