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비싼 자동차 모는 운전자일수록 보행자 무시한다
수정일 2020년 03월 13일 금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13일 금요일

고가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일수록 보행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도로안전협력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7만 명 이상의 보행자가 도로에서 목숨을 잃는다. 

미국 네바다대학이 조사한 위 연구 결과는 교통및건강 저널에 실렸다. 

연구진은 자동차 종류, 운전자의 성별, 피부색, 자동차 가격 등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행동을 알아보았다. 자동차 461대를 조사한 결과 27.8%만 보행자에게 양보했다.

자동차의 31.33%는 여성 보행자를 본 경우 속도를 늦췄다. 남성 보행자를 본 경우 속도를 늦춘 차는 24.06%였다. 운전자들은 백인 보행자를 다른 인종의 보행자보다 더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5%가량의 자동차가 백인 보행자에게 더 양보했다. 즉 백인 여성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고 할 때 자동차 운전자에게 양보를 받을 확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의 가치에 따라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확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동차의 가격이 1,000달러(약 119만 원) 비싸질수록, 운전자들이 보행자에게 양보할 확률은 3% 낮아졌다. 연구진은 차량 평가 및 자동차 리서치 회사인 켈리블루북(KBB)의 정보를 기반으로 차량의 생산 연도, 모델, 제조사, 가격 등을 고려했다. 

연구진은 연구 분석을 위해 일반 고정 효과 외에 무작위 효과를 포함하는 선형 예측 변수인 GLMM(Generalized Linear Mixed Model)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GLMM은 또한 차량, 거리 위치, 보행자 성별 등을 통해 도로의 교차로 및 횡단보도에서 발생하는 클러스터 수준의 효과를 다단계 구조로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은 레벨 1을 자동차로, 레벨 2를 길 건너기로, 레벨 3을 길로 마킹했다.

연구진은 공식적인 교통 제어 장치, 즉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길에서도 운전자는 필요한 경우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 관련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인구 10만 명당 85.5명 사망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었다. 이어서 ▲소말리아(51.13) ▲오만(47.09) ▲아랍 에미리트(49.92) ▲레소토(44.98) ▲베냉(41.6) ▲도미니카 공화국(30.03) ▲기니 비사우(32.64) ▲튀니지(30.16) ▲이집트(31.87) ▲수단(30.38) ▲사우디 아라비아(36.71)  ▲파푸아 뉴기니(34.66) 순이었다.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스웨덴(3.11) ▲노르웨이(3.43) ▲영국(3.46) ▲아일랜드(3.47) ▲아이슬란드(3.68) ▲그린란드(인구 10만 명당 4.11명 사망) ▲핀란드(4.17) ▲스페인(4.18) ▲독일(4.51) ▲캐나다(6.7) 순이다.

WHO에 따르면 보행자 사망은 전 세계 모든 교통사고 사망자의 22%에 달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분의 2가 보행자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가벼운 찰과상만 입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보행자는 사망하거나 평생 영구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국가로서도 경제적인 손실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서는 5,987명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1.5시간마다 한 번씩 보행자 충돌 사고가 일어나는 셈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치명적이지 않은 부상을 입었지만 응급실을 찾은 보행자는 약 12만 9,000명이었다.

CDC는 2016년 65세 이상의 보행자가 교통사고 사망의 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2015년에는 15%였다. 즉, 65세 이상 노년층이 가장 취약하다.

2018년 스페인에서는 교통수단에 따른 교통사고 차량 수를 조사했다. 자동차가 6만 7,265대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오토바이로, 2만 2,063대였다. 

자동차가 저속으로 달릴 때 보행자와 충돌하면, 보행자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연구진은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는 자동차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속력이 16mph일 때 보행자가 자동차에 치여 부상을 당할 확률은 10%이지만, ▲23mph일 때 25% ▲31mph일 때 50% ▲39mph일 때 75% ▲46mph일 때 90%로 확연히 상승한다.

조선우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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