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플라스틱 먹어치우는 '왁스웜', 플라스틱 오염 해결사 될까?
수정일 2020년 03월 16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16일 월요일

플라스틱 폐기물 오염에 관한 논쟁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강력한 해결책의 실마리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바로 플라스틱을 먹어 치울 수 있는 기어 다니는 벌레, 왁스웜(waxworm)이다.

캐나다 브랜든대학 연구팀이 왁스웜의 플라스틱 쓰레기 포식 여부를 조사한 결과, 왁스웜의 위장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대사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이 애벌레는 폴리에틸렌을 주식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플라스틱은 인류가 개발한 가장 획기적인 소재 중 하나다. 전자 제품과 의료 장비를 포함해 여러 가지 제품을 제조할 때 활용할 수 있지만, 자연에서 매우 느리게 분해되며 분해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은 환경에 독성으로 작용한다.

플라스틱을 복원 및 재활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현재의 플라스틱 오염에 대처하기에는 비효율적이다.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유형에 있다. 폴리우레탄 같은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열에 노출되지만, 이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브랜든대학 연구팀은 플라스틱 오염에 대처할 수 있는 매개체를 발견했다. 왁스웜이라는 애벌레는 플라스틱을 먹어 대사 작용할 수 있는 위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애벌레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만을 주식으로 삼으며 살 수 있다. 

연구 저자 크리스토프 르모인 박사는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는 이미 존재가 알려져 있지만,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실험 도중 애벌레의 위장 박테리아를 줄이기 위해 항생제를 처리하자, 애벌레는 플라스틱을 쉽게 분해시킬 수 없었다. 즉, 왁스웜 위장 박테리아와 왁스웜 숙수 사이에서 플라스틱 분해를 가속화하는 상승 작용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른 소형 동물과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대사 작용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를 발견했지만, 이 미생물의 박테리아 분해 속도는 매우 느렸다. 연구팀은 다른 유기체로 관심을 돌렸고 왁스를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곤충을 발견했다.

그렇게 발견한 곤충 중 하나가 벌집나방이었으며, 이 곤충의 애벌레 유충은 왁스를 즐겨 먹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충이 플라스틱도 먹을 수 있는지 몇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이 애벌레는 폴레에틸렌 플라스틱을 먹고 소화시킬 수 있었다. 소화 속도는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보다 빨랐다.

게다가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는데, 이 애벌레는 폴리에틸렌을 먹어도 건강에 해를 입지 않았다. 100% 순수 플라스틱은 식단과도 같았으며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 위장의 박테리아가 폴리에틸렌을 분해할 수 있었다. 왁스웜과 미생물의 시너지 작용으로 폴리에틸렌이 소화됐다. 왁스웜의 플라스틱 분해 과정의 부산물은 글라이콜이다. 이 물질은 일종의 알코올이다.

“애벌레의 위장 박테리아와 왁스웜 간의 연관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관성이 플라스틱 오염 대처 방안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애벌레 60마리를 실험에 사용했다. 애벌레가 비닐봉투 하나를 먹어치우는 데 걸린 시간을 확인했다. 왁스웜에게 30㎠ 크기의 비닐봉투를 주자 7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왁스웜이 순수 플라스틱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 세계 해양 플라스틱 양은 3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먼저, 2020년까지 해양으로 플라스틱 배출이 중단된다면 세계적으로 해수면에 축적된 매크로플라스틱은 77만8,600톤에 달할 것이다. 두 번째 상황으로, 2050년까지 지금처럼 배출이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된다면, 해수면에 쌓인 총 매크로플라스틱은 251만 톤에 달할 것이다. 배출량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면, 해수면의 매크로플라스틱 누적량은 최소 397만 톤에 이를 것이다. 매크로플라스틱이란 지름이 0.5㎝ 이상으로 해수면에 떠 있는 플라스틱을 일컫는다.

한편 1950년~2015년 사이 매크로플라스틱과 마이크로플라스틱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폐기물은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약 100만 톤의 매크로플라스틱과 0.5톤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이 200m 수심 이상의 해역에 쌓여있다. 15만 톤의 매크로플라스틱과 8만 톤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수심이 200m가 되지 않는 해안 수역에 누적돼 있다. 8,200만 톤의 매크로플라스틱과 4,000만 톤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육상에 쌓여 있다.

 

현재 세계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할 만큼 왁스웜은 충분하지 않지만 왁스웜의 플라스틱 소화 능력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택경 기자 ray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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