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저강도 광선에서도 '내성 박테리아' 제거 항균 코팅 개발
수정일 2020년 03월 18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18일 수요일

저강도의 주변 광선에 반응하는 최초 항균 코팅이 공개됐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코팅 방식은 사람들이 위험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세균 감염과 싸우도록 할 수 있다.

새로운 항균 코팅을 개발한 곳은 런던대학이다. 이번에 개발된 코팅은 기존의 비슷한 코팅보다 300lux나 낮은 강도의 주변광만 필요했고 자외선 없이도 작동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네이처커뮤니케이션 저널에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한 환자들에게서 항생제 내성 증가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곧 마련되지 않으면 단순한 박테리아 감염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리균(시디프),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ESBL) 등을 생성하는 장내 세균은 병원에서 가장 위협적인 박테리아 균주다. 이런 미생물은 이미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MRSA에 감염된 입원 환자가 32만 3,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시디프균에 감염된 환자가 22만 3,900명이었다. ESBL 감염 환자는 19만 7,400명이었다. 다만 이런 균에 감염된 이후 환자가 사망한 사례는 시디프균이 1만 2,800건으로 가장 높았다. MRSA로 1만 600건, ESBL로 9,100건이었다.

CDC는 2016년에 이 세 가지 균의 위협을 추정해 발표한 바 있다. 그 해에는 MRSA 감염이 34만 3,100건으로 가장 높았고 시디프로 25만 2,200건, ESBL 19만 1,800건이었다. 재무적으로 보면 2017년에 MRSA를 처리하는 데 소요된 비용이 17억 달러(약 2조 428억 9,000만 원)로 가장 높았다. ESBL은 12억 달러(약 1조 4,420억 4,000만 원), 시디프는 10억 달러(약 1조 2,017억 원)였다.

 

런던대학 연구진은 병원 관계자들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항균 코팅을 개발했다. 호흡관 및 카테터 같은 의료 장비, 디지털 스크린, 키보드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코팅은 빛에 노출되면 표면에 있는 박테리아를 파괴한다.

연구진은 크리스털바이올렛이 있는 폴리머에 화학적으로 변형된 금의 작은 클러스터를 박은 다음 새로운 코팅을 만들었다. 크리스털바이올렛은 항진균능력이 있는 염료다. 이 염료는 저강도의 광원에 노출됐을 때도 반응해 코팅된 표면에 있는 박테리아를 죽인다. 

연구를 이끈 황기병 박사는 "크리스털바이올렛과 같은 염료는 상처를 소독하는 데 널리 사용되므로 박테리아를 죽이고 표면을 멸균 상태로 유지한다. 금, 산화 아연 등과 같은 금속과 쌍을 이룰 때 효과는 더욱 증폭된다"고 설명했다.

화학자, 화학 엔지니어 및 미생물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새로운 코팅을 확장 가능한 도구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이런 코팅이 의료 환경 밖에서도 다양한 환경에 적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다른 박테리아 균주에 대한 코팅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을 실험에 사용했다.

표면을 새로운 코팅군과 대조 코팅군으로 나눈 다음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을 1㎖당 10만 CFU 투입했다. 그런 다음 다양한 빛 아래서 미생물의 성장을 관찰했다. 광량의 범위는 200~429lux였다. 일반적인 휴게실과 개방형 사무실의 광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 결과 대조 코팅군의 경우 주변광 아래서 박테리아를 하나도 죽이지 못했다. 새로운 항균 코팅군은 두 박테리아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항균 코팅에서는 대장균의 성장이 2.8로그 감소했고 황색포도상구균의 성장이 3.3로그 감소했다. 24시간 동안의 관찰 이후 기록된 변화다.

연구원들은 두 박테리아 사이의 대수 감소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대장균은 황색포도상구균에 비해 새로운 코팅에 더 저항력을 보였다. 그 저항성은 대장균의 이중막구조와 상관관계가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의 단일막구조보다 보호 기능이 높은 것이다.

새로운 코팅은 모든 광원에서 300lux 정도의 주변광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었고 UV 광선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광이나 일반적인 인공조명 아래서 활성화됐다. 다양한 환경에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코팅이 과산화수소 화합물을 생성해 박테리아 막을 분해해 없앤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테리아의 막이 많을수록 코팅이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새로운 항균 코팅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유망하다. 내성 발병 가능성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박테리아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는 안전한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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