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묘지에서 항균제 저항성 ‘대장균’ 번식
수정일 2020년 03월 19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19일 목요일

과학자들이 부적절한 관리로 인해 묘지에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대학의 한 과학자는 묘지에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발표에 따르면, 묘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박테리아 균주는 대장균이다. 항생제에 저항성이 있는 대장균이 발견된 이유는 부적절한 위생 및 폐기물 관리 때문이었다. 즉, 묘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병원체와 오염물질의 저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잘 관리된 묘지는 시신이 그 안에서 분해되더라도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WHO에 따르면 시신이 제대로 매장되지 않을 경우 묘지 근처에 있는 우물이나 시냇물이 오염돼 식중독 등의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감염병이 발생하거나 기타 응급 상황으로 장례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경우, 정부는 시신 보관소 등이 마련된 임시 매장지를 제공해야 한다. 만약 시신을 유가족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는 시신은 보관소에 두고 남은 유품만을 유가족에게 전달한다.

WHO는 현장 영안실이 인구 10만 명당 10구의 시신을 보관할 규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신은 섭씨 4도 정도에 보관해야 하며, 시신을 다루는 사람들은 적절한 의복을 착용하고 손 등을 깨끗하게 소독해야 한다. 적절한 복장이란 가죽이나 고무장갑, 모자, 부츠, 작업복 등이다.

보통 미생물은 시신이 다시 흙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데 참여하지만,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미생들이 발생할 경우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대장균이 있는데, 대장균이 항생제 내성을 가진 여러 변형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장균이 발생한다는 것은 주변 환경이 분변으로 오염됐다는 뜻이다. 일부 대장균 균주는 설사, 요로감염, 수막염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콰줄루나탈대학의 연구 과학자인 아케베 루터 킹 아비아는 2018년에 연구진과 함께 남아공 내의 공동묘지를 조사했다. 어떤 병원체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지 조사했으며, 대장균을 다른 미생물을 찾기 위한 지표 유기체로 사용했다. 조사 대상은 케이프타운 내에 있는 메이틀랜드, 델프트, 웰모드 공동묘지였다. 모두 인프라가 열악하고 폐기물 관리 등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으며 기물 파손 등이 발생한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런 공동묘지의 지하수위가 지면 아래 2미터 이하로 높다고 말했다. 공동묘지 아래가 물로 차오르면, 대장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연구진은 시추 기술로 지표수의 수질 샘플을 채취한 다음 대장균을 분리해 잠재적인 인간 병원성을 확인했으며,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100㎖의 시료 안에 2,400셀 이상의 대장균이 포함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식수에는 100㎖당 0셀의 대장균이 검출된다. 사람의 몸 일부와 닿아도 안전한 물에서는 일반적으로 100㎖당 575셀 이하의 대장균이 검출된다. 전신이 닿아도 안전한 물에서는 235셀 미만의 대장균이 검출돼야 한다.

시험한 대장균 균주 중 47%가 인간 병원성 유전자로 확인됐고, 고립된 균주 중 87%가 박테리아 감염에 사용되는 항생제 유형에 내성을 갖고 있었다. 72%는 최소 3개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으며, 고립된 균주 중 3개는 무려 8개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묘지가 항생제 내성을 갖는 병원성 미생물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미생물이 모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묘지의 위생 및 주변 폐기물 관리를 잘 해서 미생물이 근처 수원지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장균은 장내세균과 박테리아 계열에 속한다. 항생제 내성이 있는 이유는 베타락타마제라는 효소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 세팔로스포린이나 페니실린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를 분해한다. 

미국질병통제 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장내 세균 감염을 일으키는 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ESBL)의 약 47%가 최근 수술이나 입원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34%의 경우는 최근 의료 서비스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발생했다. 14%는 장기간 병원에 입원한 사람에게서 발견됐고, 5%는 일주일 미만 기간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에게서 발견됐다.

조선우 기자 ra@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