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얼굴 만지는 습관’ 고치기 힘든 이유
수정일 2020년 03월 23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23일 월요일

코로나 19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얼굴 만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은 1시간에 평균 23회 얼굴을 만진다. 왜 얼굴 만지는 습관을 고치기 힘들어하는 걸까?  

소아과 전문의 및 유전학 전문의에 따르면, 얼굴을 만지는 무의식적인 습관은 내재적인 특성이다. 즉, 자세를 바꾸거나 가려운 자리를 긁는 것과 비슷한 것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더러운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일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강조하는 사항이다. 얼굴을 만졌을 때 병원성 미생물이 신체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 권고 사유다.

인체의 최초 방어선은 신체의 대형 장기 혹은 피부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피부에는 자연막이 있어 수분과 영양소를 사용해 미생물을 차단한다. 즉, 신체로부터 박테리아, 균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 동시에 피부는 유익한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유익한 미생물은 해로운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다만 피부는 인체의 모든 부분을 덮고 있지는 않다. 호흡을 해야 하는 콧구멍이나 대장 운동을 하는 항문처럼 다른 중요 기능을 하는 부위는 감싸고 있지 않다. 특히 얼굴에는 미생물이 진입할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다. 이 경로를 통해 박테리아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감염에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눈과 코, 입은 유해한 미생물에 취약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손이 깨끗하지 않은 경우 얼굴을 만지지 말 것을 권한다. 비누와 물로 손을 적절하게 씻은 후 얼굴을 만지고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의사들이 아무리 강조해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진다. 소아과 전문의 알리야 로퍼 카하나 박사는 “얼굴을 무의식적으로 만지는 것은 모든 사람의 정상적인 습관”이라고 말했다. 이 습관은 얼굴을 포함한 피부에 느껴지는 감촉에 반응하는 내재적인 특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무의식적인 행동 특성으로 멈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매콤한 음식을 요리할 때 열이나 향신료가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요리를 하는 동안 얼굴에 땀이 흐르거나 코를 자극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사람은 이에 대해 반응한다는 것이다.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 더욱 심각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가려움증이 발생하면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해당 부위를 참지 못하고 긁게 된다. 그 결과 박테리아성 피부 감염 위험이 발생한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 알레르기 환자가 긁지 않도록 항가려움증 치료제를 처방한다.

카하나 박사에 따르면, 얼굴 만지는 습관은 고릴라나 오랑우탄, 침팬지에게서도 볼 수 있다. 이 동물들은 사람만큼 얼굴을 자주 만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은 얼굴 중에서도 특히 턱을 자주 만진다는 것이다. 생각을 하거나 상상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 턱을 자주 만진다.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한 시간당 얼굴을 만지는 빈도는 23회이며 이 가운데 23%는 눈과 코, 입 등을 포함한 점막을 만지고 있었다. 36%는 입을, 31%는 코, 27%는 눈, 6%는 이 세 군데를 모두 만졌다. 

얼굴 만지는 횟수를 줄이는 방안이 있다. 먼저, 손을 항상 바쁘게 만드는 것이다. 손을 바쁘게 만드는 한,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질 일이 줄어들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장갑을 끼고 있는 것이다. 두뇌가 장갑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에 손을 의식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장갑 낀 손이 움직일 때마다 손이 향하게 될 위치를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습관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손의 위치를 의식적으로 생각하면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습관을 피할 수 있다. 더욱 많이 연습할수록 손의 움직임을 더욱 제대로 인식하게 된다.

코로나 19는 물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오염된 손으로 감염된다. 2020년 3월 2일 기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양성인 환자는 총 5만8,268명이었다. 이 가운데 인플루엔자 A는 62.8%였으며 인플루엔자 B는 37.2%였다.

 

얼굴을 만지는 것을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머리를 하나로 묶고 있거나 짧게 자르는 등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절한 손 씻기와 위생 습관이 병행된다면, 병원성 미생물로 오염된 손으로 만질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윤경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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