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코로나 19로 인한 ‘사재기’ 행동 이면의 심리
수정일 2020년 03월 24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24일 화요일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더믹(pandemic)'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상한 부작용이 생겼다. 일반 시민들이 마스크와 손 세정제, 휴지와 같은 물건을 비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INSEAD경영대학 앤디 얍 교수는 “질병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자제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자제력을 잃으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하려고 한다. 사재기도 그 중 한 방법이다.

얍 교수와 연구팀은 사람들이 자제력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자제력을 잃게 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사람들이 바이러스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고 깨끗한 장소를 찾아간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손 세정제와 마스크, 사무실과 집을 청소할 수 있는 세제를 구입하려고 몰려든다. 이 같은 안전 조치가 효과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려고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사람들이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면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실험실과 슈퍼마켓에서 일련의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공황 상태의 ‘방향실’ 기능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소셜미디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온갖 종류의 정보가 넘쳐나는 소셜미디어를 하다 보면 공황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스 바이러스가 발병했을 때만 해도 최근과 같은 유사한 행동 양식을 볼 수 없었다. 당시에는 소셜미디어 발달 전이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재기 열풍이 적었다. 

미국이 마스크 부족 사태에 직면하자 외과의사 제롬 아담스 박사는 미국인들에게 “마스크 구입 중단”을 호소했다. 그는 트위터에 마스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최고의 보호 방법은 집에 머무르면서 손 위생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수익을 위해 마스크를 사재기한 후 재판매한 업자들에게 1년 구형 혹은 100만엔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와 페이스북도 온라인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 판매를 금지했다.

옥스포드대학 앤드류 스테판 교수는 “불확실성 시대에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집에서 격리돼 생활하고 있어 생필품 등을 사재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업인 닐슨에 따르면, 2월 16~22일 유제품 판매량이 300% 이상 증가했다. 프레첼과 에너지 음료 등의 구입도 늘었다. 구매자들은 데오도런트와 기저귀, 아동용 구급약, 반려동물 상비약, 과일 스낵 등을 사재기했다. 사재기와 품귀 현상이 반복되면서 제조업체들도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부담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년 대비 건강용품 판매율은 ▲의료용 마스크(319%) ▲가정용 마스크(262%) ▲손 세정제(73%) ▲체온계(47%) ▲에어로졸 살균제(32%)와 같다.  

 

캐나다와 미국 리테일 업체들은 1인당 구입할 수 있는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와 손 세정제, 마스크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임상 심리학자 스티븐 테일러 박사는 “반응을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나치다”고 말했다. 테일러 박사는 “사람들이 서로 상충되는 정보를 들으면서 극단적인 행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코로나 19에 사용할 수 있는 살균제 제품 목록을 발표하자 해당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2018년 라틴아메리카의 바닥 살균제 시장은 4,924만 달러(619억 3,899만 6,000 원)였지만 2023년까지 6,845만 달러(861억 325만 5,000 원)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행동을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사재기가 또 다른 사재기 행동을 야기한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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