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살충제로 오염된 수역, 기생충 질환 ‘주혈흡충증’ 위험 높여
수정일 2020년 03월 25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25일 수요일

기생충으로 유발되는 중증의 주혈흡충병(Schistosomiasis)이 살충제와 연관 있을 수 있으며 오염된 물속의 매개체인 달팽이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연구소 UFZ가 주혈흡충병과 살충제 사용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오염되지 않은 수역보다 살충제로 오염된 수역에 살충제 내성 담수 달팽이 다수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오염된 수역이 주혈흡충병의 중간 숙주인 대형 달팽이 개체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주혈흡충병이란 주혈흡충이라는 기생충이 유발하는 급성 및 만성 질환이다. 이 기생충은 강이나 호수 등 오염된 수역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사람의 기준 위험은 위생 상태와 낚시 및 수영 같은 수상 활동에 달려있다.

주혈흡충증 감염률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염된 수역을 통제하는 것이다. 기생충 감염을 통제할 방법 중 하나는 달팽이 개체수를 억제하는 것이다. 담수 달팽이는 기생충 수명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달팽이가 없다면, 주혈흡충이 번식할 가능성이 줄고 수역이 오염될 일이 줄어든다.

감염된 사람들의 배설물에 들어있던 기생충 알이 수역으로 흐르면, 일정 시간 후 유충이 부화한다. 해당 수역에 달팽이가 살고 있다면, 새로 부화한 유충은 달팽이로 이동하게 되고 유충 단 한 마리가 수천 개의 미충으로 번식할 수 있다. 사람의 체내로 들어온 미충은 성충으로 자라고 다시 알을 낳고 배설물로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된다. 

UFZ 연구팀은 살충제 사용 빈도가 주혈흡충이 수역을 오염시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감염 가능성은 살충제 내성이 있는 담수 달팽이가 수역에 존재할 때 특히 높았다. 내성이 있는 달팽이는 오염되지 않은 수역에 서식하는 달팽이보다 크기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마티아스 리에스 교수는 “오염된 수역은 문제가 있다. 주혈흡충병을 통제하기 전에 수역의 병원균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담수 달팽이 같은 내성 동물종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민감한 곤충종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8년 케냐의 빅토리아 호수에 서식하는 대형 무척추동물의 살충제 민감도를 분석했다. 그 후, 포충망과 표준 파인트 디퍼를 사용해 테스트 유기체를 포획한 후 각 유기체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주혈흡충의 수명에 관여하는 담수 달팽이가 살충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달팽이는 고농도 독성 물질에도 내성이 있었다. 살충제에 오염된 수역은 대형 담수 달팽이의 서식지였으며 오염되지 않은 수역에서는 정상적인 크기의 달팽이가 살고 있었다.

연구팀은 오염된 수역에 더 많은 달팽이가 서식하는 원인을 밝혀냈다. 살충제는 약한 달팽이를 제거하고 오염된 물에서 생존할 수 있는 달팽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먹이 사슬에서 경쟁이 없어지면, 달팽이는 평균보다 크기가 커지고 번식이 빨라진다. 이처럼 오염된 수역에서 담수 달팽이 수가 늘어나자 주혈흡충증 확산도 빨라졌다.

연구팀은 “수역에서 주혈흡충 확산을 줄일 방안을 제시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효과적인 하수 처리 시설을 세우는 방법이 있지만, 주혈흡충 알 하나만으로 개체수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수변 구역을 통해 흐르는 물로 들어가는 살충제 양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농지 인근의 수역에서 살충제 농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도 도움이 된다. 살충제 사용을 제한하면 담수 달팽이가 먹이사슬을 교란하지 않는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

 

2017년 기준, 미국의 과수원에서는 살진균제와 살충제, 제초제를 사용했다. 살진균제의 경우, 사과 과수원의 42%에서 황과 함께 살포했으며 39%는 트리플로시스트로빈과 함께 살진균제를 살포했다. 살충제의 경우, 사과 농장 52%에서 클로란트라닐리프롤과 함께 처리됐으며 44%는 스피네토람과 함께 살포됐다. 제초제의 경우, 사과 농장 25%에서 글리포세이트 이소프로필라민염과 함께 처리됐다.

살충제는 농업에서 여전히 중요하지만,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살충제의 영향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감염성 질병이 잇따를 수 있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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