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오염이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돼 이목을 끈다. 

미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인체에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결과 체중 증가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기오염이 장내 미생물군의 부정적인 변형을 일으켜 체중 증가와 비만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75년 이후 세계 비만인 수는 세 배가량 증가했다. 즉, 생활 습관과 기타 여러 요인이 변화하면서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2016년에만, 18세 이상 성인 19억 명 이상이 과체중이었다. 이 중 6억5,000만 명 이상은 비만이었다. 2018년 5세 이하 아동 4,000만 명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다.

세계 규모로 살펴봤을 때, 섭취한 칼로리와 소비한 칼로리 간의 에너지 불균형이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즉, 소비한 칼로리보다 섭취한 칼로리가 클 때 체중이 증가하고 비만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섭취한 칼로리와 소비한 칼로리가 비슷한 사람은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적다.

비만의 2차 원인은 불균형에 있다. 예를 들어, 지방과 당분이 과다하게 함유된 식품을 섭취한 사람은 칼로리를 다량 소비해도 체중이 줄기 어렵다. 지방과 당분이 적은 식품을 섭취했더라도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 대사 작용이 둔화돼 체중이 늘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식품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 같은 균형으로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위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기오염으로 위장 박테리아가 부정적으로 변형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은 대기오염과 만성 질환을 연결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조사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비만과 당뇨병, 위장 질환, 기타 만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염증과 독성 화학물질, 폐 속으로 들어간 미세먼지가 이 같은 질병의 주범으로 간주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위장관, 특히 장내 미생물군에 대기오염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대기오염은 위장의 자연 미생물군을 변형시킬 수 있으며 유해하게 변형된 경우 체중 증가를 촉진하고 만성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타냐 알더리트 교수는 “이전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숙주가 있을 수 있다고 파악했다.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로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대기오염 수준이 높은 주요 도시를 중점으로 진행됐다. 서던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청년층을 모집해 대변 샘플 101개를 채취했고 전장유전체분석을 실시했다. 그 후 거주지 인근의 대기 수준을 조사해 피험자의 오존 오염물질, 미세먼지, 일산화질소 노출 정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오염물질 중 오존이 장내 미생물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종과 성별, 식단 등의 요인을 모두 포함했지만, 오존은 피험자 모두에게서 감지된 변인 중 11%를 차지했다. 높은 수준의 오존에 노출된 장내 미생물군은 박테리아 다양성이 적었으며 2형 당뇨병과 비만과 연관이 있었다.

오존 노출에 영향을 받은 박테리아종은 총 128가지였다. 오존에 다량 노출된 사람은 비만과 관련 있는 박테리아 ‘박테로이드 카키무리스(Bacteroides caecimuris)’ 개체가 증가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검출된 또 다른 박테리아는 인슐린 생성과 염증 반응 조절, 위장벽 조절 등과 연관이 있었다. 오존으로 박테리아종이 줄어들면, 인체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도 줄어드는 것이다.

연구팀은 “피험자 수가 제한적이었고 대변 샘플 단 하나만 분석해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다만 연구로 대기오염이 장내 유익한 미생물군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기오염은 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뇌졸중, 하기도 감염 등 질병을 유발해 수백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아프리카 지역 55만669명 ▲아메리카 대륙 33만1,584명 ▲동남아시아 163만2,091명 ▲유럽 51만4,434명 ▲동지중해 지역 35만1,596명 ▲서태평양 지역 147만2,287명이었다.

연구팀은 “도시마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대기 수준을 개선해야 효율적으로 비만 인구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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