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CRISIS]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 어류 호흡기·생식기에 부작용 유발
수정일 2020년 03월 26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26일 목요일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어류가 여러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밝혀져 이목을 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암컷 어류는 산란율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환경호르몬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발표했다.

미 듀크대학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섬유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어류를 조사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어류의 동맥류와 아가미 손상, 호르몬 혼란을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노출된 미세플라스틱 유형에 따라 발생하는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세플라스틱이 수역으로 흘러가면 수많은 수중동물이 먹이로 오인하고 먹는다. 미세플라스틱이 위장에 들어가면 다른 영양소 흡수를 막아 영양실조를 유발한다. 

듀크대학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섬유에 노출된 어류를 조사했다. 특히 이전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 다뤘던 내용, 즉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어류의 보호 메커니즘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어류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위장 손상을 피할 수 있지만, 체내 다른 부위는 여전히 취약하다. 즉,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손상 정도는 더욱 심각해진다.

데이비드 힌턴 박사는 “과거 현장 연구에 따르면, 수많은 어류가 매일 다량의 미세플라스틱 섬유를 먹지만 위장 내의 보호 메커니즘으로 손상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과 세포 수준으로 연구를 심화해보니 해로운 변화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모델로 성체 송사리를 선택했다. 오염된 수질을 모방하기 위해 다량의 부유성 미세플라스틱 섬유를 풀어놓은 수조에 성체 송사리 27마리를 풀어놓았다. 21일 동안 각 개체의 체중과 미세플라스틱 섭취 및 배설, 암컷의 산란 상태를 모니터했고, 매주 위장 내 플라스틱 상태도 조사했다.

21일 후, 개체별로 미세플라스틱 섬유에 만성적으로 노출시켜 유도한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기간 수조는 매주 교체했고 교체 시 수조에 들어간 첨가제와 염료량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송사리는 과거 연구에서 확인했던 것과 동일한 방어 메커니즘을 표출해 위장 손상을 보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섬유가 송사리에서 배출되기 전에 특정 화학물질을 방출했고 이 화학물질이 혈류로 들어갔다.

연구팀은 모든 송사리에서 동맥류와 세포막 유착, 점액 다량 생성 등의 현상을 감지했다. 이 같은 증상은 21일 동안 다량의 미세플라스틱 섬유에 노출된 것과 연관이 있었다. 게다가, 아가미 안쪽의 상피세포에 부작용이 발생해 호흡이 변형됐다.

멜리사 처닉 박사는 “아가미의 부작용으로 특정 상황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포식자에게 쫓기는 경우 손상된 아가미 때문에 최적의 상태로 달아날 수 없으며 잡혀 먹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가미가 손상돼 제 기능을 할 수 없기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다. 먹이를 구할 때도 아가미 손상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폴리프로필렌 섬유에 노출된 암컷은 시간이 흐를수록 다량의 알을 낳게 된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내분비계 호르몬 기능을 교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의 화학물질이 동물에게 환경호르몬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세플라스틱 섬유 대부분은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에서 발생한다. 손이나 세탁기를 사용해 옷을 빨 때마다 물에 빠진 섬유가 도시의 폐수로 흘러나간다. 하수 처리장에서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은 결국 수역으로 흘러간다.

플리머스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6kg 용량의 세탁 1회마다 아크릴 섬유 72만8,789개, 폴리에스테르 섬유 49만6,030개, 폴리에스테르면 섬유 13만7,951개가 빠져나온다. 세계적으로 누적되면 합성섬유에서 빠진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매일 해양으로 흘러가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세플라스틱 섬유는 사람이 많은 다른 자원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섬유의 35%는 합성섬유에서 기인한 것이고 28%는 자동차 타이어, 24%는 도시 먼지, 7%는 도로 표시, 3.7%는 해양 코팅, 2%는 개인 미용용품, 0.3%는 플라스틱 알갱이로 인한 것이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도 바다로 미세플라스틱 섬유를 흘려보낸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수많은 동물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중독되고 양식업의 지속 가능성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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