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코딩 유전자인 DDX3에서 발생하는 100가지 이상의 돌연변이가 자폐증과 지적 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캘리포니아대학 신경학과 엘리엇 셰리 교수와 연구팀은 설명할 수 없는 지적 장애를 가진 여아 중 최대 3%에게서 DDX3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사한 여자아이의 50% 이상은 자폐증도 있었다. 연구팀은 “DDX3는 아동 조기 발달에 중요한 유전자의 점멸 움직임을 조절한다. 이번 연구로 DDX3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지적 장애와 자폐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DDX3X 증후군은 지적 장애가 있는 여성 혹은 발달 장애가 있는 여성에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2014년 최초로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과 여자아이에 대한 내용이 보고됐다. 남성도 이 증후군을 앓을 수 있지만,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 이유는 X 염색체 위치 때문이다. 

현재 DDX3X 증후군 보고 사례는 단 300건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적 장애가 있는 여성 중 1~3% 가량이 DDX3X 증후군 때문에 이 같은 증상을 앓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레트증후군, 뇌성마비, 댄디워커증후군으로 오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DX3X 증후군은 근육 긴장도 저하와 신체 발달 저하, 두뇌 비정상 발달, 발작, 자폐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리 박사와 연구팀은 DDX3X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아동 107명의 게놈을 분석했다. DDX3X와 관련한 거의 모든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전되는 대신에 자발적 혹은 처음부터 새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험자 아동 중 3분의 1가량에게서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즉, 유전자가 그에 상응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는 의미다. 

유전자의 거의 절반 가량에서 과오돌연변이(missense mutation)를 발견했는데,  과오돌연변이란 단일 염기쌍에서 변화가 발생해 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이 다른 아미노산을 대체할 때 발생한다. 유전자의 거의 절반가량이 과오돌연변이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단백질 생성으로 이어졌다.

과오돌연변이가 있는 아동 57명은 걷기 장애, 낮은 근육 긴장도, 지적 장애 등 중증 특성을 보였다. 두뇌 스캔 결과, 두뇌에 비정상적일 정도로 작은 융기선이 생기는 다소뇌회증도 보였다. 연구팀은 피험자 아동 중 3명의 게놈에서 정확히 동일한 부위에 동일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고 돌연변이가 이 같은 증상으로 이어진다고 결론 내렸다.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었지만, 셰리 박사는 “피험자 아동들이 동일한 표현형과 동일한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어 돌연변이와 특정 증상 간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설득력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DDX3X 유전자가 초기 두뇌가 발달하는 동안 뉴런 생성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DDX3X 유전자가 적은 실험쥐는 대조군에 비해 뉴런 개수가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데브리 실버 교수는 “두뇌가 DDX3X 유전자 수치에 정교하게 민감하다”고 말했다. “DDX3X 수치가 25%가량 적다면 뉴런 생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DX3X 수치가 낮은 경우 리보핵산(RNA)이 정상적으로 풀리지 않는다. 연구팀은 실험쥐의 신경 줄기세포와 뉴런에서 발생한 과오돌연변이가 단백질 축적을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버 교수는 “세계적으로 DDX3X 증후군을 진단 받은 사람은 많지 않지만, 아직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DDX3X 유전자가 지적 장애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 불과 5년 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DDX3X 돌연변이가 있는 아동을 다수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의 영향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유전자 또는 돌연변이의 기능적인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DDX3X 돌연변이는 대체로 여아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작용 기제를 파악해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에서 성 차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4~2016년 사이, 지적 장애를 진단 받은 3~17세 아동의 유병률은 남아의 경우 1.48%, 여아는 0.9%였다.

운동 능력과 시공간 능력, 언어 능력이 손상을 입은 특발성 발달지적장애를 가진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4.46%), 예멘(3.51%), 수단(3.46%), 아프가니스탄(4.09%), 이집트(2.15%) 등이다.

2016년 기준, 세계적으로 약 6,200만 명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았다. 그 중 5,000만 명가량은 남성이었다. 자폐증은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일반적으로 발병하지만 정확한 비율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폐증을 진단하는 방식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향후 학자들과 의사들은 해당 질병 예방 및 진단, 치료에 셰리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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