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생화학 무기의 등장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분자 구조에서 생명공학 및 유전자 조작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 시설 스크립스리서치(Scrips Research)는 코로나 19의 바이러스 ‘SARS-CoV-2’가 자연적으로 진화했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영역과 분할 지점을 예로 들며 두 가지 모두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도록 자연적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두 가지는 인간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를 표적으로 할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메디신저널에 게재됐다.

 포브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기원을 둘러싼 음모 이론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실험실에서 제조된 생화학 무기라는 설이다. 다만 이 음모론을 믿더라도 누가 바이러스를 만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

미국의 일부 음모론자들은 바이러스가 중국의 비밀 실험실에서 누출된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중국에도 보안이 철저한 실험실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그곳에서 생화학 무기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보안 실험실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 다른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을 연구 및 조사하는 데 사용된다.

중국의 일부 음모론자들은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인 로버트 레드필드는 "인플루엔자로 사망한 일부 미국인들에게서 코로나 19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그 말은 우한에서 탄생한 이 바이러스가 몇 개월 내에 미국인을 감염시켰다는 뜻이다.

스크립스리서치 연구진은 SARS-CoV-2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진화했다는 주장을 확고히 했다. 관찰 결과 바이러스에서는 생명공학이나 유전자 조작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는 능력이 진화됐다. 바이러스 자체의 스파이크 단백질 내에서 진화가 일어났으며, 그 결과 바이러스는 제한된 유형의 숙주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부터 인체 방어를 통과해 감염을 일으키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스크립스의 면역학 및 미생물학 부교수인 크리스티안 앤더슨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균주에 이용 가능한 게놈 서열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바이러스가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생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유전적 주형을 분석한 다음, 바이러스가 동물이나 인간 등 숙주의 세포에 침투하는 데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찾기 위해 분석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영역과 분할 지점이다. 수용체 결합 영역은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를 붙잡고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분할 지점은 붙잡힌 숙주 세포를 열고 파고드는 역할을 한다. 이후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안까지 침투한다.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자연 진화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영역을 조사했다. 이 수용체 결합 영역 중 일부는 인간 세포의 특정한 기능인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를 목표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수용체는 혈압 조절에 관여한다. 연구진은 이렇게 효과적으로 변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영역이 유전자 조작의 산물이 아니라 자연 선택의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또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자연적 진화를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발견했다. 바이러스의 분자 구조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하지 않았고 박쥐 등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와 유사했다. 만약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라면, 그 분자 구조가 현존하는 인간을 감염시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슷했을 것이다.

앤더슨은 "바이러스에서 밝혀진 두 가지 특징으로 봤을 때, 실험실에서 조작됐다는 주장은 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발생하게 된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바이러스가 비인간 숙주를 먼저 감염시키고 비인간 숙주에게서 병원성 상태를 보인 다음 다시 인간 숙주에게 넘어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바이러스가 비인간 숙주에서는 비병원성 상태로 있다가 인간 숙주에게로 넘어온 다음 병원성 상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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