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 서식지 손실과 인구 증가, 밀렵 때문에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각국 정부와 동물보호단체들이 희귀종을 포함한 여러 기린종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희귀종인 흰 기린 두 마리 사체가 발견되었다. 

기린은 아프리카의 핵심 초식동물로 서식지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온종일 먹이를 찾기 위해 평원을 횡단하면서 이동 지역의 나무들을 자연스럽게 가지치기하고 씨앗을 퍼뜨린다. 기린의 이 같은 행동 덕분에 다른 야생동물들도 서식지를 사용할 수 있다.

1980년대 아프리카의 기린 개체수는 약 15만5,000마리였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의 기린 개체수는 약 40%가 줄어 10만 마리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기본적인 기린 서식지가 95% 이상 줄어들면서 일부 지역의 기린종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각기 다른 개체수 동향을 보인 기린 4종이 있다. 북부 기린의 개체수는 90% 이상, 그물무늬기린은 80% 이상, 마사이 기린은 50% 이상 감소했다. 반면 남부 기린은 두 배 이상 그 수가 증가했다.

지난 해, IUCN의 연구자들은 하위종 2종이 멸종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보고했다. 코르도판기린과 누비안 기린, 두 종의 개체수가 지금처럼 계속 줄어들면 야생에서 멸종될 수 있다. 기린보존재단의 줄리안 페네시 박사는 기린이 조용하게 멸종 상태로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기린을 사파리나 매체, 동물원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멸종 상태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남부 아프리카의 기린 개체수는 적절하지만, 동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서아프리카의 기린은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고 페네시 박사는 말했다. 

2017년 6월, 케냐 현지인들은 가리사 카운티의 이샤크비니 히롤라 야생동물보호구역관리소 인근에 서식하던 흰색 기린을 발견했다. 즉시 히롤라 보존 프로그램 관리인들에게 “흰 기린은 사람들을 보고도 동요하지 않았다. 어미는 앞뒤로 움직이면서 새끼 기린에게 덤불 속으로 숨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라고 보고했다. 

동아프리카에서 흰 기린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016년 1월, 탄자니아의 타랑기레국립공원에서도 흰 기린이 발견됐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938년과 1956년, 2005년, 2011년, 2015년에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희귀한 흰 기린 어미과 새끼는 피부 세포의 색소를 억제하는 루시즘(leucism)이라는 유전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는 신체가 염료를 생성하지 못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알비니즘(albinism)과는 다르다. 루시즘을 앓는 동물은 연조직에 어두운 색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흰 기린의 눈과 다른 부위에 착색된다. 이 같은 질병에도 불구하고, 흰 기린은 생존을 위협할 유전적 단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샤크비니 히롤라 야생동물보호구역관리소에서 지내던 흰 기린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자 케냐야생동물서비스에서 기린을 찾기 시작했고 사체를 발견하게 됐다. 

이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흰 기린은 세계에 알려진 유일한 흰 기린이었다. 공원 관계자는 사체를 조사한 결과 약 4개월 전에 두 마리 모두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소셜미디어가 동물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법적인 야생동물 밀거래가 희귀 동물을 죽이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즉, 특별한 동물들이 밀렵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생태계에서 기능을 고려했을 때 희귀동물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희귀종이 죽게 되면 생태계가 변하고 다른 식물과 동물로 피해가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흰 기린 같은 희귀종은 생각보다 더욱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케냐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야생동물 관광업에 의존하는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고 연구 기회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장기적인 손실이다. 유전자 연구 등을 포함해 연구자들이 투자할 대상을 잃었다”고 아흐메드누어 매니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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