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정원의 일부를 농작물 재배로 사용할 경우 다수 시민의 식량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셰필드대학 연구팀은 정원을 비롯해 도시 녹지에서 과일 및 채소를 재배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도시 녹지 공간의 10%를 농작물 재배에 활용한다면 현지 인구의 15%를 부양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식량 안보 달성에 방해가 되는 5가지 주요 장애가 있다. 일부 지역의 높은 식량 가격과 건강한 식량 접근성 부족, 수확 시즌의 농작물 생산량 유지 관리, 인구 증가, 도시화 압박이 바로 그 장애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식량을 소비해야 할 소비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도 된다.

가공식품과 유제품, 육류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취향도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더욱 많은 농가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더욱 많은 곡물을 필요로 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고 있다. 토지를 건조하게 만드는 기후 변화, 그 자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작물 재배에 중요한 수자원 부족 문제도 있다. 농지에 물을 대기 위해서는 담수가 필요하지만, 담수 부족으로 인해 농업 부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수익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농가를 운영하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셰필드대학 연구팀은 도시가 농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도시가 풀타임 소비자가 되는 대신에 제한된 환경에서 파트타임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녹지 공간의 일부를 작물 재배에 사용한다면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과일과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도시 생산량이 농가 생산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지방 농가 의존도를 일정 부분 덜 수 있다.

던컨 카메론 교수는 “도시 잠재력을 높이면 문화적‧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관계당국과 지역사회가 긴밀히 협조해 녹지 공간과 원예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는 것도 중요하다. 녹지 공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유통망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하면, 지역 재배자가 지역 사회에 신선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 식량 도시’의 부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연구팀은 영국 여러 도시의 공용 녹지 공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정원과 공원, 숲 등 도시 녹지 공간은 과일과 채소 재배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중점을 둔 도시인 셰필드의 경우 토지 중 45%가량이 녹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38%는 주택 정원이며 1.3%는 주말 농장이다. 공원과 도로 가장자리 등 셰필드의 녹지 공간 중 가외 부분인 15%도 주말 농장이나 도시 정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공간이 전환된다면 녹지 공간 중 총 60%를 작물 재배에 사용할 수 있다. 녹지 공간은 셰필드 인구 1인당 최대 98㎡로 할당할 수 있다. 영국 전체 상업용 원예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 1인당 할당 면적인 23㎡의 4배에 해당한다.

셰필드의 전체 녹지 공간의 100%가 작물 재배에 사용된다면 매년 70만9,000명이 1일 5회 권장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즉, 70만9,000명이 매년 매일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최소 5회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품을 선택해가며 섭취할 수 있다. 건강한 식품의 이용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식단 관련 질병 사례도 줄일 수 있다.

도시가 녹지 공간의 단 10%와 도시 정원의 10%만 재배용으로 사용하면 도시 인구의 15%에게 과일과 채소를 제공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EU의 여러 국가들은 과일과 채소의 주요 생산국가였다. 과일의 경우 스페인의 점유율은 40.1%, 이탈리아 17.5%, 폴란드 9.6%, 포르투갈 6.9%, 그리스 5.9%, 기타 국가 19.9%를 차지했다. 채소의 경우 이탈리아 17.8%, 스페인 17.3%, 프랑스 11.8%, 폴란드 10.8%, 루마니아 6.4%였다.  

이번 연구는 녹지 공간이 충분한 도시는 도시 작물 재배 가능성을 연구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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