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생태계는 산불의 혜택을 누리기도 하고, 산불에 의존하기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산불의 혜택을 받는 동물이 박쥐다. 

산림 생태계에서 포유류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박쥐는 곤충을 먹는 곤충 포식자다. 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박쥐는 오히려 심각한 대규모 산불이 난 구역에서 탄력성을 보인다. 일부 박쥐 종은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 이득을 보기도 한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위니프레드 프릭은 "박쥐가 산불에 보이는 종 수준의 반응을 최초로 다룬 연구다. 특정 박쥐 종은 산불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후 1년간 이 지역의 박쥐가 해로운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16종 박쥐 중 소리를 내는 음성 그룹 박쥐 6종을 확인했다. 심각성이 높은 산불이 발생하면 지역 환경이 음성 그룹 박쥐에게 긍정적으로 변한다. 즉, 서식지 구조가 이들에게 유리하게 바뀌어 박쥐 개체수 유지 및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연구 저자 프릭은 "박쥐는 산불과 같은 자연적 교란에 탄력적일 수 있다. 불에 탄 산을 보고 완전히 파괴됐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환경이 박쥐들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캘리포니아대학의 또다른 연구진은 위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시에라 네바다 박쥐들이 산불에 잘 적응한 것을 발견했다. 일부 박쥐 종은 오히려 불에 탄 숲을 불에 타지 않은 숲보다 더 선호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초음파 마이크와 음향 측량 기술을 사용해 산불이 박쥐 서식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수집한 기록을 스펙트로그램으로 만들어 박쥐가 내는 소리를 시각화했다.

미국의 과학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연구진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영향을 미친 2013년 산불, 2004년 산불, 2012년 산불을 연구했는데 박쥐들이 각 산불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 사실을 알게 됐다. 각 삼림에 서식하는 박쥐 종이 불에 타지 않은 숲은 8종, 불에 탄 숲은 11종으로 불에 탄 숲에 서식하는 박쥐 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잭 스틸은 "박쥐는 산림에 의존한다. 중요한 점은 자연적인 산불이 박쥐가 살기에 좋은 다양한 서식지 조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고, 이런 유용함을 박쥐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불은 전 세계적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INPE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브라질 전역에서 8만 건 이상의 화재가 감지됐다. 2018년 1년 동안 4만 5,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보다 78%나 증가했다. 통계 업체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에서 2013년 이래로 가장 많이 산불이 발생했다.

센티넬-3 월드파이어아틀라의 2019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7만 9,000건의 화재가 기록됐다. 2018년 같은 달 화재 기록은 1만 6,000건으로, 몇 배나 많은 수치다. 화재의 약 49%가 아시아에서, 28%가 남미에서, 16%가 아프리카에서, 나머지가 북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서 기록됐다. 관계자는 기관이 1995년 설립된 이후로 이렇게 산불이 많아진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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