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CRISIS]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먹는 이유, 해파리로 착각
수정일 2020년 04월 03일 금요일
등록일 2020년 04월 03일 금요일

매년 바다에 던져지는 타이어, 플라스틱 컵, 병, 기타 쓰레기가 약 6,350킬로톤에 이른다. 미국 해양대기관리국(NOAA)은 해양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한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바다거북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야생동물연합(NWF)에 따르면 모든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의 65%가 해안선 및 레크리에이션 활동 등으로 발생한다. 25%는 흡연으로 발생한다. 8%는 해양 및 수로 활동에서, 1%는 의료 및 개인위생 활동으로 발생한다. 해양 오염으로 800종에 이르는 생물체가 위험에 처해 있다. 해양 동물을 위협하는 쓰레기 중 80%는 플라스틱이다.

NOAA의 매튜 사보카는 "해양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한다. 플라스틱을 먹었다고 생각해보라. 하루 종일 얼마나 속이 답답하고 힘들겠는가"라고 말했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양이 증가함에 따라 해양 동물들이 플라스틱 파편에 의해 다치거나 질식하거나 익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람 또한 이런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이 섭취하는 해산물에서도 발견된다. 이런 플라스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동물이 바다거북이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특히 바다거북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섭취했다. 붉은바다거북은 헤엄을 치다가 플라스틱을 발견하면 17%의 경우 먹었다. 플라스틱을 해파리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바다거북의 경우는 플라스틱을 마주칠 경우 무려 62%의 확률로 플라스틱을 먹었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단 한 조각이라고 섭취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어린 거북일수록 플라스틱을 먹고 죽을 위험이 더욱 높다. 거북의 소화관에서는 역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즉, 거북은 삼킨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토해낼 수 없다. 호주의 연방 기관 CSIRO의 브리타 데니스 하디스티 박사는 “아주 얇은 비닐이나 작은 플라스틱 조각 하나가 거북의 내장 기관을 막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는 것은 상징적인 해양 생물에 대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 어린 거북이 다 자란 거북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갓 부화한 거북의 54%와 청소년기 거북의 23%가 플라스틱을 먹었다. 어른 거북은 16%가 플라스틱을 먹었다. 어린 거북은 무엇이 먹이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것을 입에 넣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어린 거북들은 상대적으로 해안에 가까운 곳에서 헤엄을 치기 때문에 쓰레기를 발견하기가 더 쉽다.

글로벌 변화 생물학 저널에 실린 또 다른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등지에 사는 거북에게서 800개가 넘는 합성 입자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7종의 바다거북 100마리 이상을 검사 또는 부검했고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합성 입자는 밧줄, 어망, 담배, 의류, 타이어, 각종 해양 장비 등에 사용되는 것이었다.

 엑서터대학의 브렌던 고들리 교수는 “수많은 합성 입자와 섬유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은 해양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으며 사람들이 더욱 더 확고하고 결정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섭취하는 이유가 매우 간단하다고 설명한다.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폐기물은 해파리나 해초, 작은 물고기 종으로 보인다. 최근 이를 더 심층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해양 동물들은 냄새 때문에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다고 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진이 5개월 동안 붉은바다거북 15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바다거북이 들어 있는 수조에 파이프를 설치하고 이 파이프를 통해 공기 중의 여러 냄새를 전달했다. 전달된 냄새는 깨끗한 플라스틱, 이온수, 바다거북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먹이, 미생물로 코팅된 플라스틱 등의 냄새였다.

실험 결과, 거북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먹이의 냄새, 그리고 플라스틱 냄새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이며 반응했다. 거북은 바닷물에 오래 떠다녀 미생물로 코팅된 플라스틱 냄새에 반응했는데, 플라스틱이 먹이와 비슷한 냄새를 풍겼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대학의 조셉 팔러는 "거북이 음식과 플라스틱 냄새에 똑같은 정도로 반응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거북이 음식에 훨씬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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