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각국이 경기 침체에 위축되는 가운데 기후 변화가 둔화될 지 주목받고 있다. 미세먼지 수치가 줄어드는 등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전문가 74인을 대상으로 코로나 19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경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조사가 진행됐다. 미국 전문가 19%는 팬데믹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으며 44%는 “높다”고 답했다. 31%는 “불확실하다”고 답한 반면, 8%는 “그럴 리 없다”고 답했다. 유럽 전문가 48%는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 침체 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고 34%는 “높다”고 답했다. 13%는 “불확실하다”고, 4%는 “그럴 리 없다”고 답했다.

최근 팬데믹이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WHO가 가장 해로운 유형의 대기오염 물질로 간주한 미세먼지(PM)2.5 수치가 지난 2월 20~30%가량 줄어든 것이다. 공장이 폐쇄되고 도로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석탄과 기타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PM2.5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연간 조기 사망자 수를 5만4,000~10만9,000명 줄일 수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5~10% 줄어든다는 의미다. 중국의 폐쇄 조치 및 경제 활동 감소로 탄소 배출이 25%가량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은 “대기오염이나 기후 변화를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몇 달 동안 온실가스 배출이 줄었다는 것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로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산화탄소는 수 세기 동안 대기와 해양에 남아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배출이 줄었다고 해서 지구 온난화 및 기후 변화로 인한 문제가 완전히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과거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경제 위기 상황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면, 문제가 해결된 이후 다시 급격하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역별 오염이 일시 완화되고 대기질이 개선돼도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환경적이며 기후 친화적인 방법을 고려해야 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8~2009년 세계금융위기가 종료된 이후 신흥 경제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했다. 즉,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지구는 다시 더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처럼 기후 변화 조치를 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 완화에 실패한다면 향후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생명을 잃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OECD의 포스트 코로나바이러스 성장 전망에 따르면,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이 0.3% 줄어들 수 있지만, 세계금융위기 경험으로 비춰 봤을 때 세계 경제에서 탄소 효율성이 매우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여전히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각국 정부가 이번 경험을 토대로 기후 변화를 논의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호재라면 호재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청정에너지 개발 등 구조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경기 부양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탄소 배출 억제가 지구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가뭄과 홍수, 혹서, 기상 이변, 해수면 상승 같은 기후 변화에 취약한 8억 명 이상의 시민을 도울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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