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위생수준 열악‧인구 과밀…'난민 캠프' 코로나 19에 취약
수정일 2020년 04월 09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4월 09일 목요일

각국 정부가 코로나 19를 예방하기 위해 되도록 집안에 머물 것을 권고하는 가운데 밀집한 텐트에서 여럿이 모여 사는 난민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인구가 밀집한 난민 정착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멀다. 세계 보건전문가와 인권단체는 가장 취약한 계층, 난민까지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에 따르면, 박해왕 분쟁, 폭력, 인권 침해 등으로 인해 전 세계 7,000만 명 이상이 고향을 떠난다. 그 중 2,900만 명 이상은 건강 상태가 취약하며 물과 위생 시설을 사용하지 못한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과 수단, 파키스탄, 터키 같이 대규모 난민이 들어온 국가 4곳을 포함해 세계 200여 개국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난민의 80%는 HIV/AIDS 환자가 많고 면역력이 최저이며 영양실조 비율이 높은 중저소득 국가에서 생활하고 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신종 감염 질환에 취약하다.

전문가에 따르면, 난민 캠프에서의 일상은 감염 질환이 확산되기 이상적인 인큐베이터와 같다. 지리적 이동성이 높고 불안정하며 과밀 인구 상태다. 위생 수준이 열악하고 의료 시설이나 백신 프로그램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손 씻을 물을 구하기 위해 오랫동안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인권단체 아시아포케어의 딥말라 마흘라 지역 이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처하며 사람들이 겪는 고통 중 한 가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지만, 난민에게는 불가능한 정책이다. 난민은 공간을 마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에 위치한 난민 캠프에 영양실조인 사람이 넘쳐나고 있으며, 의료 시설과 기본적인 위생시설 접근이 제한돼 있다. 병원이 파괴되고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 이 국가에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대학살이라는 참극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가장 취약한 집단은 아동이다. 현재, 고향을 떠난 난민 아동은 3,100만 명 이상이다.

대부분 난민은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대비에서 방치된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소외되고 있는 난민과 이주민에게 정보와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인정한다. 원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인으로 전쟁의 상흔을 입은 고국을 떠나 폭력과 빈곤에 노출돼 있다. 레바논과 요르단, 터키 등지의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시리아인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인권 운동가들은 EU 국가들이 이번 팬데믹 상황을 망명이나 이주를 중단할 변명거리로 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본적인 생필품도 구하지 못하는 난민에게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라는 낙인까지 붙고 있는 실정이다.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는 “이탈리아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추적해보면 시실리에 정박한 아프리카 이주자의 구조선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과 비승인 이주자들 사이에 특정한 연관성이 있다”고 선언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과 세계보건기구, 세계적십자연맹, 적신월사는 난민 캠프와 유사 캠프 환경에서 코로나 19 대처를 위한 임시 안내서를 배포했다. 수많은 국제단체가 난민 캠프에 위생용품 및 시설, 그리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실시해야 하는 즉각적인 조치에는 대규모 난민이 생활하는 국가에 바이러스 테스트 키트를 제공하고 캠프에 검사 시설을 설치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얀 이글랜드 사무총장은 “지도자들은 자국의 국경에 있는 난민을 포용해야 한다. 난민에게 인도주의적인 포용정책을 실시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택경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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