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와 벌레가 뛰어난 팀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로 협력해 메탄가스를 채취, 메탄 배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팀은 갯지네가 탄소를 채취하는 장소를 찾아냈으며, 이 생명체가 섭취한 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아 메탄에서 탄소를 분리 및 포집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심해에서 진행되는 메탄가스 생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심해 속 메탄은 메탄 수화물이라는 고체 형태로 저장돼 있다. 이 수화물이 분해되면 다량의 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해저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특별한 생물학적 프로세스를 진행해 부산물로 메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바다는 매일 일정한 수준의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 바닷속 모든 유기체가 메탄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생존을 위해 메탄이 필요한 종도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팀은 심해 속 특정 벌레와 박테리아가 메탄을 포집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벌레는 1~2인치 길이의 갯지네 목에 속하는 종으로 특정한 박테리아를 섭취한다. 생존을 위해 탄소 가스가 필요하며, 이들이 섭취한 박테리아가 바닷속 메탄에서 탄소 가스를 추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메탄 배출에 중점을 두지는 않았지만, 두 유기체의 관계가 대기 중 메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빅토리아 오펀 교수는 “갯지네는 화학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미생물과 팀을 이뤄 공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7년 5~6월, 2018년 10~11월 코스타리카 해역 1,800m 수심에서 채취한 샘플 데이터를 활용했다. 탄화수소 용액이 풍부한 해저에서 다량의 갯지네목 벌레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메탄 누출액이 많은 장소에 벌레가 많은 이유를 알지 못했다. 갯지네가 해저 다른 장소가 아닌 메탄이 풍부한 지역을 선호하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벌레 전문가는 갯지네의 이상한 형태를 주목했고 갯지네가 섭취한 탄소 동위원소를 분류하기 위해 갯지네 조직을 분석했다. 모든 탄소의 99%는 탄소 12로 구성돼 있으며 나머지 1%는 탄소 13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탄소 14로 알려져 있으며 지구 환경에 아주 미량만 존재한다.

조직 분석 결과, 저농도의 탄소 12와 탄소 13이 발견됐다. 즉, 다른 유기체에 비해 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탄소 가스를 얻지 못했다. 연구팀은 갯지네가 메탄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없지만 메탄가스에서 탄소를 채취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갯지네 조직에서 발견한 미생물, 메틸로코카시(Methylococcaceae)과에 속하는 박테리아에 초점을 맞췄다.

갯지네가 이 박테리아를 섭취하면 호흡기 기관에 머물게 된다. 이후 갯지네는 탄소 필요량과 메탄 대사작용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이때 갯지네의 호흡기에 들어간 박테리아는 메탄을 사용해 탄소를 배출한다.

연구팀은 이 자연 동물의 프로세스 덕분에 바닷속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주 작은 벌레와 공생관계에 있는 박테리아가 메탄 배출량을 해소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의 2020년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배출되고 있는 대다수 메탄은 사람의 활동이나 인위적인 원인 때문이다. 자연의 일부인 바다도 상당량의 메탄을 배출하고 있으며 습지도 지구 메탄 배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인위적인 원인의 경우, 농업 부문이 지구 메탄 배출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화석 연료(20%), 폐기물(11%), 바이오연료(3%), 바이오매스 연소(3%) 순이다. 

메탄은 다양한 생물학적·지리학적 프로세스의 부산물이다.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가 메탄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특성상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