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조류 개체수는 물론 날개, 다리 등 몸 크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높은 고도에 서식지를 둔 조류와 장거리 이주형 조류, 해안 번식형 조류가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류 보고서에 따르면, 143종 가운데 43%(61종)가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15%(22종)는 취약할 가능성이 있고 42%(60종)는 영향이 미미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 서식하는 조류 약 30억 마리가 사라졌다는 보고서도 발표된 바 있다. 즉,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향후 몇 년 내에 많은 조류종이 멸종될 수 있다.

조류 및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립오듀본협회의 2019년 연례 보고서에는 놀라운 내용이 들어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북미에 서식하는 조류종의 3분의 2 이상이 2100년까지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새는 비교적 이주 범위가 넓기 때문에 기후 변화로 인한 야생동물 위협의 보호 기준선이 된다"라고 밝혔다.

국립오듀본협회 연구팀은 장기 조사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수집한 1억 4,000만 이상의 기록을 검토해 북미 서식 조류종 중 604종에 기후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1970년 이후 번식이 가능한 성체 조류 29억 마리가 급감했다. 

코넬대학의 케니스 로젠버그 박사는 오듀본협회의 보고서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50년 동안 발생한 손실을 기록했고 향후 발생할 일을 예측했다. 조류의 서식지와 먹이가 고갈되면 멸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비새가 약 97%의 서식지를 잃었으며 북방올빼미가 생존 가능한 서식지의 97% 이상이 사라졌다. 피리 물떼새도 서식지의 87%를 잃었다.

브룩 베이트만 박사는 "조류는 진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조류 중 하나가 나이팅게일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 때문에 나이팅게일의 몸 크기에 비해 평균 날개 길이가 20년에 걸쳐 작아지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해지면서 이주형 나이팅게일이 더 작아졌다.

연구팀은 스페인 중부에 서식하는 나이팅게일 두 개체군의 날개 크기를 조사했다. 보통 나이팅게일은 번식하기 위해 매년 여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연구 결과, 날개 길이가 짧아지면서 이동이 어려워지고 있다. 캐롤리나 레마차 박사는 "기후 변화가 철새의 이동 거리와 정착지, 번식일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를 다량 수집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페인의 봄이 늦어지고 있으며 여름은 더욱 길어지고 가뭄도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나이팅게일이 번식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 때문에 나이킹게일이 낳는 알의 수가 줄어들었다.

2019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북미 철새 조류는 기후 온난화 때문에 지난 40년 동안 점점 작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52종의 죽은 새 7만 716마리를 분석한 결과 49종이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가령 다리 뼈는 길이가 2.4% 줄었다.

미시간대학 브라이온 위크 교수는 "기온이 상승하면 조류 몸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조류 몸이 줄어드는 것은 기후 온난화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체 크기의 축소는 다른 동물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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