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확산을 엄격하게 막고 있는 도시의 대기 질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생물학 전문가가 코로나 19 비상조치를 실시하는 도시를 선별해 대기 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업과 공장을 임시 폐쇄하고 시민들을 자택 격리하는 도시의 대기오염 수준이 최대 40% 개선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인이 팬데믹 상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은 인간이 만든 오염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공장과 도로가 임시 폐쇄되고 한두 달 만에 대기 오염물질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격리 조치가 실시되자 가장 오염됐던 도시의 연무와 스모그도 사라졌다. 이 같은 동향이 앞으로 몇 달간이라도 지속된다면 여러 국가의 대기 질이 상당히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토론토대학의 연구팀은 엄격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도시의 대기 질이 개선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대기 질이 2019년 2월보다 40%가량 개선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터에 따르면, 도시 거주자의 90%가량은 WHO의 권고안을 초과하는 대기오염에 노출돼 있다. 즉, 숨 쉴 때마다 신체가 다량의 독성 물질에 노출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수많은 오염물질 중 6가지 핵심 물질을 지적했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대류권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이다. 모두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비정상적인 세포 기능을 촉발해 악성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20년 2월 말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은 6개 도시의 대기 질 지수(AQI)를 조사했다. 조사한 6개 도시는 중국 우한과 홍콩 내 중국특별행정지역, 일본 교토, 이탈리아 밀라노, 한국 서울, 중국 상하이였다. 조사 당시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시행 중이었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수준 연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2020년 2월 AQI 데이터와 2019년 2월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6개 도시의 대기오염 수준이 20~40%가량 감소했다. 대류권 오존을 제외한 모든 오염물질이 명백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2월 당시 긴급 조치를 선포하지 않은 다른 11개 도시도 조사했다. 이 11개 도시와 6개 도시의 데이터를 비교하자 격차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긴급 방역 조치를 시행한 이후 중국 상하이에서 6가지 오염물질이 상당수 감소했고 서울에서는 이산화황이 다량 줄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격차는 지역적으로 주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도시에서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더 많다면, 이 가스의 감소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러 도시에서 대기오염 수준이 감소했지만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었다. 연구 저자인 마크 카도트 교수는“향후 몇 달간 엄격한 방역 조치가 시행된다면, 세계 여러 도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수 있다. 그 결과 파리 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기오염은 질병으로 인한 사망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기오염으로 전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세 배나 많이 조기 사망한다. 2018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이 차지하는 경제적 비용은 6.6%였다.

다음으로 인도(5.4%), 러시아(4.1%), 독일(3.5%), 미국(3%), 일본(2.5%), 영국(2.3%), 프랑스(2%), 스페인(1.7%), 브라질(0.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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