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코로나 19로 다른 질병에 대한 관심 줄어
수정일 2020년 04월 29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4월 29일 수요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19에만 집중한다면 다른 질병 발발이나 그로 인한 사망이 늘어날 수 있어 우려된다.

코로나 19 감염병의 위협은 현재 뎅기열, 말라리아, 홍역 등의 다른 감염병을 통제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다른 질병이 발발하거나 그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을 계속해서 시행한다면 발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의료 관련 비즈니스가 코로나 19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다른 감염병 관리가 소홀해지고 있다. 의약품 제조 및 공급 현장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HIV, 결핵, 뎅기열, 말라리아, 홍역, 소아마비 등에 사용될 의약품 공급이 줄고 대신 코로나 19에 사용될 의약품 공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질병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코로나 19 팬데믹이 지난 다음으로 미뤄서는 안 되며, 지금 당장 노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코로나 19로 HIV나 결핵 치료 약물의 공급망이 완전히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 공급망 감소는 대개 두 가지 요인으로 발생하는데, 첫 번째는 모든 의료적인 노력이 코로나 19 치료에 집중되는 것이다. 또 두 번째는 제약 회사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것이다. 제약 회사 또한 자원 감소로 의약품을 제조할 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전례 없는 속도로 퍼지는 코로나 19 때문에 의약품 제조 업체의 생산 속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인도 또한 전국적인 약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HIV 감염자들에게 충분한 약물을 제공할 수 없다. 새로운 요법으로 어느 정도 상태를 안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현재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약물 투여를 건너뛰거나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약물을 투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HIV 등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코로나 19에 더욱 취약하다.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홍역 및 소아마비와 같은 예방 가능한 질병에 대한 무료 백신을 제공한다. 빈곤 국가에서는 백신 프로그램이 널리 적용되지 않는다. 주요 도시에서 먼 지방일수록 더욱 그렇다. 결국 백신만 있었다면 예방 가능했을 질병이 늘어난다.

대다수 의료 인력이 코로나 19 환자를 돌보는 데 집중배치돼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의료 종사자 수가 감소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의료진 부족이 심각하다. 정부가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진행하고자 하더라도 의료진이 추가 업무를 해야 한다.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물리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한 다음 백신을 주사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예방접종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에 따라 홍역 감염 사례에 차이가 있었다. 이 기간 36만 4,808건의 홍역 감염 사례가 182개국에서 보고됐다. 이전 해 같은 기간에는 181개국에서 12만 9,239건의 감염 건수가 보고됐다.

이 통계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홍역이 900%나 증가했고, 유럽에서는 120% 증가했다. 동부 지중해 지역에서는 50%,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230% 증가했다. 미주 및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히려 15% 감소했다.

필리핀에서는 소아마비 발병 문제가 심각하다. 2019년부터 시작된 소아마비 감염은 코로나 19 팬데믹과 맞물리면서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이 됐다. 2019년 9월 19일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와 다바오의 하수구에서 발견된 백신 유래 폴리오 바이러스 2형(VDPV2)으로 인해 두 건의 소아마비 사례가 보고되면서 필리핀 보건 분야에 비상이 걸렸다.

 

2020년 4월 28일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는 297만 6,924명이다. WHO가 지난 4월 23일 발표한 확진자 수는 250만 명 이상, 16일에는 199만 1,562명이었다. 무증상 확진자나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확진자 수는 더 많을 것이다.

코로나 19는 그 자체로도 큰 문제가 되지만, 의료 인력이나 의료용품,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사용될 인력 및 용품 등이 모두 코로나 19로 집중되면서 다른 질병에 필요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더 높다. 글로벌 건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혁신적이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영섭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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