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출입 막히면서 식량 안보 '빨간불'
수정일 2020년 05월 06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5월 04일 월요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재기나 공급망 중단으로 기아를 겪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 발병 이전에도 전 세계 8억 2,000만 명이 굶주리고 있었다. 

코로나19 관련 검역 규정이나 부분적인 항구 폐쇄 등으로 인해 물류 문제가 발생하면서 식량 공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식량 공급 규모가 최소화됐을 뿐이지만, 곧 식품 공급망이 전면적으로 중단될 수도 있다. 식량 흐름이 불안정해지면 사재기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가격이 대폭 상승할 것이다.

WFP의 수석 경제학자인 아리프 후세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감염병 사태로 기존의 식량 불안이 더 심각해질 수 있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 우선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는 이미 예상되는 바이며, 특히 개발 도상국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까지 둔화한다면 기존의 식량 불안은 더욱 악화된다. 소득 감소나 고용 불안이 다양한 방식으로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국경 폐쇄, 이동 제한, 해운 및 항공 산업의 혼란으로 식품이 국제적으로 운송되는 데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식품, 의약품 등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은 혼란에 빠졌다.

CNN에 따르면, 호주는 모든 농산물의 약 65%를 수출하고 있고 거의 모든 주요 수출 시장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집중해 있다. 호주의 농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중국(89억 달러)이다. 뒤이어 일본(45억 달러), 미국(39억 달러), 한국(34억 달러), 인도네시아(33억 달러) 순이다. 그런데 전 세계의 무역이 위협받으면서 호주는 농산물을 수출하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수입 손실을 입어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가 적다. 두 국가는 식품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식량이 부족할 위험은 적지만 수입 의존성이 높으므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태평양 제도 등 저소득 국가 또한 식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통고는 수입이 43.4%로 의존도가 높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경제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나라들이 특히 위험하다.

인도와 필리핀 또한 식량 공급 중단과 관련해 두려워하고 있다. 인도와 필리핀 농부들은 이미 생산 능력을 잃고 있다. 식량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 판매할 길이 막히는 바람에 남은 농작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노동력도 부족해지면서 식량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은 “식량과 연료 수요를 수입품에 의존하거나 경제적인 수입을 식량 수출에 의존하는 지역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번 감염병 사태는 질병 그 자체보다 경제적으로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로 수출입 길이 막히면서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는 식량 부족을 겪을 것이고 식품 수출에 주력하는 국가는 돈을 벌지 못하게 될 것이다. 특히 빈곤한 국가는 훨씬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식량 불안정이 원래부터 높은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감염병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사망률 또한 높아질 것이며,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로 피해가 더 클 것이다.

FAO와 세계보건기구(WHO) 및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공동 성명서에 따르면 식품 무역 제한은 식품 공급망을 막고 전 세계 식품 시스템 및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세 단체는 모든 국가가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무역 관련 조치가 식품 공급망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식량 부족과 사재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가능한 자유로운 거래 흐름을 보장해 식품 생산자와 관련 분야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책임감 있게 행동하며, 식량 안보, 식품 안전 및 영양 강화, 전 세계 사람들의 전반적인 복지 향상이라는 공통 목표를 고수할 때다. 코로나19 대응이 의도치 않은 필수품 부족을 초래하고 기아와 영양실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들이 이 위기를 식량 안보의 기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사태로 도시 내 채소 재배 증가 등 자체 생산을 촉진하고 있다. 홍콩 또한 자국 내 채소 농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처럼 위기 상황일수록 각국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협력과 조정을 강화해야 한다.

세계 무역의 흐름이 원활해져야 식량 공급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랜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식품 가격과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정부 정책을 강화해야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조선우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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