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지역에서 20년 이상 이어지는 대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00년간 발생한 가뭄 중 최악의 가뭄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한 연구팀이 빙하 샘플과 해저, 나무 나이테를 사용해 대가뭄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태평양 수온 저하, 대서양 수온 상승, 복사 강제력이라는 3가지 원인을 발견했다. 지구 대기가 태양에서 배출하는 에너지를 다량으로 가두고 있을 때 복사 강제력이 발생한다.

일반 가뭄처럼 대가뭄도 예측하기 매우 어렵지만, 태평양 수온이 내려가는 기상 현상인 라니냐를 중요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 매우 습한 폭풍우가 발생할 때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홍수를 유발해 매우 오랜 시간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기도 한다. 뉴멕시코대학 고기후학과 피터 포셋 박사는 “기온이 상승하면 대가뭄으로 의심하기도 하지만 빈도와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후학자들은 지난 19년간 미국 서부 지역의 대가뭄과 관련해 오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산불이 증가하고 지하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파괴적인 나무좀이 발생했으며 강수량이 줄어들어 호수와 강이 말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현재의 대가뭄의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미국 서부 지역 일부에서만 건조해지고 주변 지역은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오늘날에는 일부 지역이 건조하지만, 지역 범위가 상당히 넓다. 라몬트도허티지구관측소의 파크 윌리엄스 박사는 “이 같은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서부 지역의 대가뭄에서 지구 온난화의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기후 모델을 사용했다.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기온과 강수량을 추산한 후 실제 측정한 값에서 추정치를 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기상 이변으로 가뭄이 전보다 38% 이상 심해졌다.

윌리엄스 박사는 “기상 이변으로 일반 가뭄이 지난 1,000년 동안 발생했던 가장 심각한 가뭄만큼 정도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나무 나이테를 사용해 지난 1,200년 동안 미국 서부 지역에서 발생했던 가뭄 조건을 재구성했고 “지난 19년 동안 발생한 가뭄은 최악의 대가뭄만큼 심각하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미국 서부 지역에서 겪고 있는 가뭄은 지난 1,200년 동안 미국이 겪었던 최악의 대가뭄 초창기와 유사하다. 

미시간대학 환경학과 조나단 오버펙 학장은 “미국 역사에 기록된 대가뭄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고 평했다. 연구팀은 1,200년 동안의 나이테 데이터와 기후 모델 십여 가지, 현대의 기상 상황을 조사했다. 나무 나이테 데이터로 수세기 동안의 연간토양 수분을 추론할 수 있었다. 연구 지역은 오리건과 몬태나,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등을 포함한 미국 9개 주였다.

800년대 후반과 1100년대 중반, 1200년대, 1500년대 후반의 대가뭄을 분석했으며 2000~2018년 관측된 기상 상황과도 비교했다. 그 결과, 현재 가뭄 상황은 초창기 대가뭄 3가지 사례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 서부 지역의 호수 수위가 급격히 내려갔고 산불 활성도가 높아졌으며 지하 대수층에 의존할 필요가 생겼다.

1575~1603년까지 28년 동안 지속된 대가뭄 이후 비정상적으로 습도가 높아진 바 있다. 연구팀은 현재 대가뭄도 그만큼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UCLA 기상학자인 다니엘 스웨인 박사는 “기상 이변이 일반 가뭄을 대가뭄으로 바꿔놓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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