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식량 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식품 유역(Foodshed)이 식량 부족을 해결할 방안으로 떠올랐다. 

핀란드 알토대학의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이 충분한 식량에 접근하고 있다. 각지에 식품 유역을 만들면 해당 지역사회가 현지 식량 생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해당 연구 결과는 네이처푸드 저널에 게재됐다.

일부 지역사회는 오히려 세계화 때문에 식량 안보 위기에 처했다. 농작물을 생산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식품에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모든 생산품이 다른 지역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유럽과 북미 국가는 반경 500km 이내에서 밀을 얻을 수 있다. 전 세계 평균으로 보면, 밀을 얻을 수 있는 반경은 평균 약 3,800km다.

연구를 진행한 페카 키누넨은 "세계화 이전에는 농업 지역이 인근에 있는 농장이나 양식장에서 식품을 공급받거나 서로 물물교환을 할 수 있었다. 세계화로 인해 국제 무역이 촉진되면서 지방 정부가 공급라인을 모두 외부로 전환해버렸다. 공급라인을 다시 전환하지 않는다면 농업 지역은 더 나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전 세계 인구의 11~28%만 식량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었다. 인구의 72~89%는 식량에 접근하기가 어렵거나 거의 접근할 수 없었다. 세계 인구 중 곡물 공급에 접근할 수 있는 비율은 27%, 열대 곡물 공급에는 22%, 쌀에 접근할 수 있는 비율은 28%였다. 옥수수는 11~16%였다. 반경 100km 이내에서 식량에 접근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많은 사람이 식량에 충분히 접근할 수 없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자급자족을 촉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바로 ‘식품 유역’이다. 식품 유역이란 인근 도시 및 마을에 식료품을 공급할 수 있는 지역, 국산 식품을 공급할 수 있는 지역을 설정하는 것이다. 식품 유역과 마찬가지로 물 유역 또한 도움이 된다. 이 지역을 설정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가 크게 단축될 수 있다.

연구의 수석 저자 마티 쿠무는 "현지 식량 생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식품 유역을 설정할 경우 자급자족을 촉진할 수 있다. 또 많은 사람이 식량 생산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보호된 식량 공급라인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식량 생산은 식품 유역에 맞게 재조정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자급자족과 현지 식량 생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UN 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식량 안보 영양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기아 추세가 점차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세계 영양실조 유병률은 11% 이하에 머물렀고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은 8억 8,000만 명이었다.

지난 6년 동안 어린이의 성장 둔화율이 10% 감소했지만, 2030년까지 감소율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는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는 영양실조로 발육이 멈춘 아이들의 비율이 각각 39.5%, 54.9%였다. 또 7.3%의 어린이는 조기 사망의 위험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 식량 안보는 해결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지역 생산이 증가하고 지역 내 공급과 자급자족이 증가한다면 식량 안보는 점차 나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