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말라리아 신규 백신, 항체 '킬 스위치' 전환
수정일 2020년 05월 08일 금요일
등록일 2020년 05월 08일 금요일

새로운 말라리아 백신 후보가 말라리아 예방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백신은 말라리아가 스스로 파괴되도록 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한다.

네이처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브라운대학 연구진은 말라리아에 감염된 세포에서 킬 스위치(kill switch)를 유발하는 백신을 발견했다. 이 백신은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고 새로운 말라리아 기생충이 생성되는 것을 방지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말라리아원충이라는 기생충에 의해 유발되는 질병이다. 암컷 학질 모기로 전염된다. 사람에게 유해한 5가지 기생충 중 열대열말라리아(P. falciparum)와 삼일열말라리아(P. vivax)가 특히 위험하다.

2018년 기록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모든 말라리아 사례의 99.7%, 동남아시아 지역 사례의 50%, 동부 지중해 지역 사례의 71%, 서태평양 지역 사례의 65%, 아메리카대륙 사례의 75%가 삼일열말라리아 기생충에 의한 것이다. 열대열말라리아에 감염된 환자의 경우 24시간 이내에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브라운대학 연구진은 새로운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이 백신은 말라리아 세포에서 킬 스위치를 작동시킨다는 접근 방식을 포함하고 있다. 말라리아 질환에 선천적인 저항력이 있는 어린이들에게서 발견되는 항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브라운대학 워런 앨퍼트는 "PfGARP 예방접종이 치명적인 말라리아 기생충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이 백신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말라리아 기생충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라리아 항원과 백신을 결합해 예방 전략을 세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말라리아에 저항력이 있는 어린이의 혈액에서 특정 항체가 확인된 바 있다. 선별 검사 결과에 따르면, 학질모기의 PfGARP 단백질을 표적으로 할 수 있는 항체가 발견됐다. 이 항체는 기생충에 감염된 세포에서 킬 스위치를 작동시켜 세포는 자기 파괴를 진행하고, 세포 안에 있던 기생충 세포까지 파괴해 기생충이 체내로 퍼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는다.

연구진은 이 접근법을 사용해 몇 가지 예비 백신 버전을 개발했다. 2001년 탄자니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저항성 어린이 12명과 저항 감수성 어린이 14명이 실험에 참여했다. 2세에 채취한 혈액 샘플에 말라리아 단백질을 삽입했고 반응을 살펴봤다. 어린이 혈액에 존재하는 항체는 한 가지 말라리아 단백질에 자연 저항을 보였다.

연구진은 어린이 246명을 모집하고 추가 검사 수행을 위해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체가 없는 어린이는 저항력이 있는 어린이에 비해 중증 말라리아에 걸릴 위험이 2.5배 더 높았다.

연구진은 실험실 환경에서 일련의 실험을 수행해 킬 스위치의 항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적혈구 내부에서 영양분을 공급하는 기생충의 고리 세포 단계인 말라리아 영양 포식 세포에 의해 PfGARP가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정 기간이 지나면 기생충 세포는 혈소판이 되고, 영양체의 젊은 버전인 분열소체를 분비하게 된다. 이후에는 적혈구를 감염시키고 파열시키는 주기가 시작된다.

영양체가 PfGARP를 생산할 때, 단백질은 적혈구의 외막으로 운반될 것이고, 이 상태에서 기생충은 항체와 만나기 쉽다. 연구진은 킬 스위치의 성능이 뛰어났으며 기생충이 항체로 최대 99%까지 죽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만 의문은 남아 있다. 우선 유기체가 자기 파괴 능력을 진화시킨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기생충이 숙주가 계속 살아 있도록 만들기 위해 스스로 이런 능력을 개발해 기생충 사이에서 개체수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즉, 기생충이 너무 많으면 숙주가 빨리 사망하고 기생충도 빨리 사망하게 되므로, 자기 파괴 기능을 개발해 숙주를 최대한 오래 살리기 위해 개체수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WHO의 2020년 조사 현황에 따르면 여러 국가가 말라리아 감염 사례를 줄이는 데 진전을 보였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코모로는 2010년에 3만 6,538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2016년에는 1,066건으로 급감했다. 에콰도르 또한 2010년에는 1,888건이었으나 2016년에는 1,191건으로 줄었다. 이란은 2010년 1,847건에서 2016년 81건으로 급감했다. 동티모르는 2010년 11만 3,269건에서 2016년 143건으로 줄었다. 말레이시아는 2010년 5,194건에서 2016년 266건으로 줄었다.

브라운대학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백신이 현실에서 24시간 이내에 감염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택경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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