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자나 빈곤층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감염병 원인으로 지목당하고 비난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도 수차례 유행병이 발병할 당시 많은 국가에서 사회 소외계층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아시아를 비난하는 것과 상통한다. 

19세기, 뉴욕과 런던은 지구를 횡단하며 콜레라를 확산시킨 상업용 선박 수를 줄이는 대신 아일랜드 이주자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비난했다. 아일랜드 이주자들은 부당하게도 콜레라 보균체로 멸시당했으며 상당수가 은밀하게 학살당한 후 매장됐다. 1980년대 초, 아이티인들도 HIV 확산 주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구타당하고 온갖 괴롭힘을 받았다.

2018년, 한 매체는 중앙아메리카 이주자들이 천연두와 나병으로 지역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연두는 1980년 완전히 근절된 질병으로 잘못된 주장인데도 불구하고 소외계층은 이 때문에 폭력에 시달렸다.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유대인 사회에는 폭력이 만연했다. 유대인을 이방인으로 간주하고 우물을 오염시키는 역병의 원인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방식이 우파 포퓰리스트 지도층의 잘못된 믿음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우파 포퓰리스트 지도층은 외국인을 범죄와 테러, 질병의 매개체로 지목했다. 이들은 질병과 바이러스가 병원균과 면역체계, 환경 간의 역동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무시했다.

일리노이대학 라나 호가스 역사학과 교수는 “소외계층을 비난하는 것은 특정한 세계관으로 질병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염병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불안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호가스 교수는 “특정 그룹을 표적 삼아 비난하는 것은 기저에 존재하던 사회적, 정치적 긴장감 때문이다. 질병이 정치와 무관하다고 생각해도 질병을 특정한 틀에 끼워 맞춰 생각하고 전염병을 하나의 사회로 이해하면 정치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LGBTQ+ 공동체도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비난받고 있다. 랄프 드롤링거 목사가 LGBTQ+ 공동체를 “신의 노여움이자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으로 비난하고 난 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캠페인의 알폰소 데이비드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LGBTQ+ 공동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드롤링거 목사의 끔찍한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말하며 “현재 위기 상태다. 팬데믹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소외계층을 비난하기보다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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