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물리학 분야 '성별 격차' 없애려면 수백 년 걸릴 전망
수정일 2020년 05월 12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5월 12일 화요일

아직 여성이 과소평가되는 영역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물리학 분야다. BBC는 성별 격차를 타파하기까지 258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늘날 과학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 많지만, 여학생은 여전히 남학생보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과목을 수강할 가능성이 낮다. 특히 물리학 분야의 성별 격차를 없애는 데는 앞으로 수백 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물리학 분야의 성별 격차를 없애기까지 몇 세대가 더 지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멜버른대학 연구진이 2018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15개 분야 중 87개 분야에서 여성 저자가 쓴 논문이 45% 정도를 차지했다. 이는 과학 및 의학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종사자가 전체의 40%인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특히 물리학·컴퓨터 공학·수학·외과 수술·화학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이 적으며, 직급이 높은 여성의 비율은 13%뿐이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간호학 분야에서 성별 격차를 타파하는 데는 320년,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는 280년, 수학 분야에서는 6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두 배 정도 높은 비율로 신문이나 잡지 등의 매체에 논문을 제출할 기회를 얻었다. 또 선임 연구원이 남성일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물리학 분야의 논문 저자 중 마지막에 이름을 올린 사람의 13%만 여성이었으며 여성 저자의 비율은 매년 0.1%의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물리학회 위원장 패트리샤 랭킨은 "저자의 이름에 대한 편견이 연구 분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름을 전부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니셜만 게재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보통 논문의 마지막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가장 직급이 높은 연구원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관행 또한 없애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랭킨은 “알파벳 순으로 저자 이름을 정렬하는 방법도 있다. 젠더 갭을 타파하기까지 258년이나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현재를 변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지컬리뷰물리학교육연구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여성들이 STEM 학위를 이수하기 어려운 요인이 있다. 이런 요인으로는 역할 모델 부족, 강력한 고정 관념, 능력 평가 부족 등이 포함된다. 물리학 분야에 진출하고자 해도, 역할 모델이 없어 진출을 망설인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사회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공부하는 여성은 각각 49%와 58%지만, 물리학 분야에서는 20%만 여성이다. 이런 차이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 네이처 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부서가 있는 물리학과 교수 중 8%만 여성이다. 

멜버른대학 연구진은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실질적인 조치가 이미 많은 곳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직장에서 동등한 임금을 받도록 하거나 육아 휴직 접근성을 향상시켜 경력 단절을 줄이고, 비공식적인 전문 네트워크에 대한 동등한 접근을 가능케 하는 조치 등이다.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에 실린 최근 보고서에는 과학 기관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일련의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했다. 이런 권장 사항이 모이면 궁극적으로 과학계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성차별, 인종차별, 호모포비아, 트랜스포비아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랭킨은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를 공개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전혀 이어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회의나 강연, 컨퍼런스 등에서 연설자들의 성별 비율이 더 균등해지도록 노력해야 하며, 여성들에게 더 나은 육아휴직을 제공하고 성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평가를 편견 없이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

조선우 기자 ra10232@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