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코로나바이러스와 박쥐, 수백만 년 전부터 공존·진화
수정일 2020년 05월 14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5월 14일 목요일

최근 박쥐가 전염성이 강력한 바이러스 매개체가 되는 원인을 다룬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박쥐가 보유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수십 종에 이르며 오랜 역사에 걸쳐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과 진화를 겪었다. 

근현대사에서 박쥐는 최악의 신종 바이러스 동물원성 감염증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광견병이나 니파, 에볼라, 마르부르크, 사스, 메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전염병 확산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박쥐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매우 격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더 빨리 복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평균적인 면역체계를 가진 포유동물에서 사람으로 이동할 때 파괴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수석 연구원 카라 브룩 박사는“박쥐는 항바이러스 반응을 시작할 뿐만 아니라 항염증 반응과도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사람의 면역체계가 이와 동일한 항바이러스 전략을 펼친다면 염증이 전신으로 확산될 수 있지만 박쥐는 면역 병리 반응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박쥐의 튼튼한 인터페론 시스템이 바이러스를 체내에서 유지하게 만들며 바이러스를 더 오래 살 수 있게 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또한 박쥐가 자체 보균 바이러스 중 코로나바이러스와 특히 강력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미얀마에 서식하는 박쥐에게서 6가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번 연구 결과로 사람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알리고 세계 공중 보건을 위협할 수 있는 감염성 질병의 감지 및 예방, 대응 조치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생물 감시를 시행해 신종 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있었다. 토지 사용 및 개발 변화 때문에 현지 야생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미얀마의 여러 지역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 2016년 5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이 지역에 서식하는 박쥐의 타액 및 배설물 샘플을 750가지 이상 채취했다.

연구팀은 샘플을 테스트하고 비교한 후 박쥐에 수천 가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추정했다. 추정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새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SARS CoV-1, 메르스 및 SARS-CoV-2와 밀접한 관련이 없었다. 

스미소니안 세계건강프로그램의 수전 머레이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두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지만, 질병 매개체인 동물에게서 먼저 발견하면 잠재적인 위협을 조사할 가능성이 생긴다. 엄격한 감시와 연구, 교육만이 팬데믹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박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매개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게는 해롭게 보이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다른 종으로 이동하면 위험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박쥐와 코로나바이러스는 공동의 진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박쥐종은 코로나19를 유발할 수 있는 종과는 다르다. 연구팀은 서인도양 도서와 모잠비크 해안에 서식하는 박쥐 36종의 혈액 및 배설물 샘플을 채취했다. 테스트한 모든 박쥐 중 8%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여러 그룹의 박쥐가 저마다 고유한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 수백만 년에 걸쳐 박쥐와 코로나바이러스가 함께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질병 생태학자 카밀 레바벤천 박사는 “대략적으로 감염된 박쥐의 비율을 추정했다. 박쥐가 보균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계절마다 변화하며 시간에 따라 그 수치도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거대 코로나바이러스 나무 도표를 고안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여러 종을 서로 비교했다. 시카고 필드박물관의 생물학자 스티브 굿맨 박사는 박쥐와 관련 코로나바이러스는 오랫동안 공존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쥐가 수분 매개체부터 유해 곤충 포식 활동 등 생태계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는 많다. 박쥐가 인간에게 유익하게 기능하는 장점이 잠재적인 단점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30년대 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1960년대 최초의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다. 모든 코로나바이러스가 심각한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살면서 최소 한 번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존재하며 일반 감기에 10~15% 책임이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7종이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중 4가지는 경미한 질병을, 3가지는 상당히 심각한 중증 질병을 유발해 사망할 수도 있다.

한윤경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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