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선천성 면역과 적응 면역력 ‘타이밍’이 생사 가른다
수정일 2020년 05월 18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5월 18일 월요일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시기에 따라 코로나19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의과대학 연구팀이 면역반응 시기와 코로나19 심각성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적응면역반응이 조기에 활성화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선천적인 면역반응과 적응면역반응의 상호작용으로 코로나19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인간과 다른 척추동물은 감염됐을 경우 활성화되는 두 가지 주요 방어선이 있다. 선천성 면역력과 적응 면역력이다. 두 가지 모두 병원균을 처리하는 특정 타이밍이 있다. 선천성 면역력은 감염 초기 단계를 억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활성화된다. 선천성 면역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적응 면역력이 감염을 없애기 위해 전신 프로토콜을 이동시킨다. 

로스앤젤레스의과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면역반응이 증상의 심각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로 일부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사이토카인폭풍 증후군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었다. 상황에 따라 바이러스와 면역체계 방어선 간의 상호작용이 면역 관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어선 중 하나가 조기에 작동하면 사이토카인폭풍이 발생할 수 있지만, 방어선 중 하나가 지연되면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할 수 있다. 면역체계 타이밍이 환자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유안 웨이밍 교수는 “감염이 지속되면 다중 계층을 갖춘 적응 면역반응 전체가 움직일 수 있다. 바이러스 활성화 시간이 길어지면 면역체계 과잉 반응으로 이어지고, 건강한 세포를 죽이고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성 감염의 역동성을 이해하기 위해 표적세포 제한 모델(target cell-limited model)을 활용했다. 코로나19 및 인플루엔자 환자를 대상으로 선천성 및 적응 면역반응의 기능을 조사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상기도 체계 표면의 특정 숙주 세포를 빠르게 감염시킬 수 있다. 이 병원균은 2~3일 만에 표적 세포 대다수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더 많은 세포를 표적으로 삼지 않고 추가 번식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으며 선천성 면역력이 활성화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만큼 빠르게 공격하지 않는다. 전체 호흡기를 서서히 공격하며 평균 6일 정도의 긴 잠복기를 갖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해 표적 세포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오랜 수명을 유지하고 이 때문에 선천성 면역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적응 면역력의 조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조기 활성화의 위험을 강조했다. 적응 면역반응이 시작되면, B세포와 T세포가 이동해 코로나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돕지만, 선천성 면역반응까지 진행 중이라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호흡기 염증 반응이 심해져 유해한 표적 세포와 유익한 세포 모두 파괴하기 때문이다.

결국 면역세포 수가 급증했기 때문에 사이토카인폭풍 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염증성 화학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누적된 수치가 건강한 세포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두 가지 면역반응의 영향이 바이러스 입자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지만, 면역반응이 체내에서 완전하게 해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재발할 수도 있다. 바이러스가 다시 재발할 때까지 증상은 일시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선천성 면역력과 적응 면역력의 상호작용을 중단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사이토카인폭풍과 코로나19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연구에서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같은 특정 면역 억제제가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표준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승빈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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