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물이 청정지역 남극까지 도달했다. 

남극자연환경연구소(BAS) 학자들은 음식 포장지와 낚시 장비, 플라스틱 쓰레기가 남극 지역에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30년에 걸쳐 사우스조지아의 버드섬과 사우스오크니제도의 시그니섬 해안에 해양 쓰레기가 쌓인 것처럼 이제는 남극 지역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지속해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남극 지역에서 1만 개 이상의 쓰레기를 찾아냈으며 대다수는 플라스틱이라고 밝혔다. “나쁜 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부 해양으로 들어가는 쓰레기 양을 제한하기 위해 적용한 방법 덕분에 최소 일부 지역에서는 쓰레기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BAS의 해양 생태학자 클레어 왈루다 박사는 “남극 지역에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남부 해양으로 흘러온 커다란 플라스틱 조각이 오랜 시간 분해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09년, 태즈메이니아 연구팀은 남극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남극 동부 지역의 얼음 핵을 채취했다. 태즈메이니아대학 해양남극연구소 안나 켈리 박사는 최근 얼음 핵이 녹기 시작했으며, 그 속에서 플라스틱 미세 섬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 서식지인 남극 지역에서 플라스틱 입자를 찾았다면, 인적이 거의 없는 장소에도 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켈리 박사는 강조했다.

연구팀은 “북반구 해빙과 남극 대륙 해수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남극의 얼음 핵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폴리머 14종에서 총 96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남극의 얼음이 얼기 시작할 때 이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얼음 속에 갇히게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세플라스틱의 출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크기로 봤을 때 지역 출처를 추정하고 있다. 얼음 핵에 갇힌 미세플라스틱 폴리머가 북극에서 발견된 것보다 컸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조류를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보다 플라스틱이 작은 섬유로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짧다고 설명했다. 켈리 박사는 “현지 출처에는 관광객과 연구자들이 사용했던 의류와 각종 장비가 포함될 수 있지만, 어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광택제와 플라스틱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미세플라스틱은 빙하에서 성장하는 해조류에 둘러싸여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부 해양 생태계의 핵심 종이며 먹이사슬 높은 곳에 위치한 해양 포식자에게도 중요한 크릴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을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심해로 가라앉기보다는 얼음 속에 갇혀 있어 크 같은 소형 해양동물이 먹이로 착각하고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6년 전부터 미세플라스틱을 추적하기 시작, 남극 표면수와 침전물, 북극 해빙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발견했다. 켈리 박사는 “남극 해빙의 80%가 녹고 있으며 매년 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수면에 있던 미세플라스틱이 얼음에 갇히게 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미세플라스틱은 과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바다와 여러 가지 해양 동물종, 빗물에 이르기까지 도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2019년, 데오니 앨런 박사는 프랑스 남부 피레네산맥 하늘에서 제곱미터(㎡)당 미세플라스틱 입자 365개가 매일 떨어지고 있다고 기록했다.

학자들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지구’를 만든다고 경고했다. 2015년에만 약 4억 2,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는데, 1950년보다 200만 톤 늘어난 수치다.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나 그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현재 미세플라스틱 입자 1조 5,000억~5조 1,000억 개가 바다를 떠다닌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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