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 기온을 1.5~2℃ 이내 상승으로 목표를 둔 파리기후협약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전 세계 GDP의 최대 7.5배에 이르는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참가한 각국은 2020년 이후 새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일명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장기 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을 2℃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 이하로 제한하는 노력이다. 이에 따라 187개국은 2025~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유엔에 전달했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EU, 중국 등은 25~65%까지, 우리나라는 37%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비영리 국제환경옹호단체 NRDC에 따르면, 이 협약은 참여국이 빨리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준화하고 탄소 중립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은 2015년에 비해 오히려 4%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조에리 로겔즈는 "구조적 변화로 온실가스 배출을 막지 않으면 배출량 평균이 점차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구조적 변화로는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저탄소 인프라에 대한 투자,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 계획 등이 포함된다. 로겔즈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분명하게 하향 곡선을 그리지 않는 이상 기후 변화는 계속 악화할 뿐만 아니라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나빠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리협약에 참가한 대부분 국가는 자신들이 제시한 목표를 거의 달성하지 못했다. 2019년 연례 평가 결과, 25개국 중 7개국만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와 멕시코의 2030년 목표 달성은 현재까지 시행된 정책에 따르면 달성이 불확실하다. 또 다른 16개국은 추가로 온실가스 통제 조치를 채택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는 과거보다 3~4℃도 높을 것이다. 국제 기후 전문가들은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전 세계 협력 행동에 드는 비용을 시뮬레이션했다. 2100년까지 1.5~2℃ 기온이 높아지는 수준으로 제어한다면 336~422조 달러(4만 1,625조 6,000억~51만 5,726조 2,000억 원)라는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만약 각국이 세기말까지 기후 변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최대 600조 달러(73만 3,500조 원) 이상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손실된다. 국가 GDP의 0.57%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각국이 협의한 내용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현재 전 세계 GDP의 최대 7.5배에 이르는 비용을 잃을 수 있다.

기후 운동가 레이첼 케널리는 "현재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예산을 마련하고 빈곤한 국가를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마치 신용카드 명세서처럼 나중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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