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하수도 시스템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있다.

스코틀랜드 스털링대학 생물학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가 하수도 시스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미 사스 바이러스인 SARS-CoV-1과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의 강력한 유사점을 지적하며 식수 및 하수도 시스템에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수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이야기는 바이러스가 대소변을 통해 도시 내 수도 시스템으로 퍼지고, 다시 대규모 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중국의 폐수에서 SARS-CoV-2 존재를 확인했다.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나 경미한 증상 감염자로부터 하수도로 전달될 수 있다.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이 집 화장실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리처드 퀼리엄 교수는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소화기를 거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거친 바이러스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바이러스가 깨끗한 물 공급원에 남아 있다면 에어로졸화를 통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샤워실의 샤워 헤드나 부엌의 수도꼭지는 바이러스를 에어로졸화한다. 폐수 처리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 또한 에어로졸화된 바이러스로 감염될 수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배설물이 통과하는 하수도 시스템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폐수의 물방울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대기 중으로 퍼질 수 있는지, 대기 중으로 전파되더라고 숙주 세포를 발견할 때까지 휴면 상태로 머무르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실제 환경에서 SARS-CoV-2를 제외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는 하수구에서도 최대 14일 동안 머물 수 있다.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성은 환경 조건에 따라 다르다. 코로나19의 경우, 배설물에서 바이러스가 최대 33일까지 생존했다.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은 이후 33일 후에도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이다.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도 같은 내용이 적용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하수도에서도 한 달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보다는 주거 지역이나 개방된 화장실이 존재하는 지역 근처, 위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지역 등에서 대변을 매개로 한 바이러스 전달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약 34억 명, 세계 인구의 45%가 안전하게 관리된 위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약 24억 명, 세계 인구의 31%는 개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약 10억 명, 세계 인구의 14%는 변소나 공중 화장실 등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20억 명 정도는 가장 기본적인 위생 시설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 

잠재적인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잘 이해하려면 SARS-CoV-2의 하수도 전파를 가능한 빨리 수치화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들은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폐수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 폐수 처리 시설에서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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