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피오이드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클리닉이 문을 닫으며 치료 서비스를 받기 힘들뿐더러 혼자 약물을 사용해 과다 복용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오피오이드는 신경계에 작용해 통증 완화를 유발하는 진통제의 일종이다. 일부 오피오이드는 의료 시스템에서 합법적으로 처방돼 만성 통증을 관리하는 데 쓰인다. 이렇게 합법적으로 쓰이는 대표적인 오피오이드 약물이 옥시코돈, 펜타닐, 모르핀 등이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중독이란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오피오이드 약물을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드는 것을 말한다. 오피오이드 오남용은 약물 중독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인다.

오피오이드 사용 장애(OUD)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는 달갑지 않다. 약물치료를 돕는 클리닉이 문을 닫고 대면 상담 서비스가 줄어들었다. 이미 약물 오남용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 시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 오피오이드 오남용을 막고 중독을 완화하기 위해 메타돈클리닉이 운영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및 락다운 등으로 문을 닫은 클리닉이 적지 않다.

UCSF 의과대학의 다니엘 시카론 교수는 "코로나19로 약을 구매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의약품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평소에 복용하던 익숙한 약이 아닌 기능이 비슷한 새로운 약물을 구입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약물 오남용의 가능성이 커지고 안정성은 떨어진다.

동시에 감염병 팬데믹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은 불안과 우울증을 악화할 수 있다. 스트레스로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약물이 필요한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른 약물에 손을 대고, 그 결과 오피오이드 위기는 악화할 수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처방된 오피오이드의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21만 8,000명에 이른다. 2018년에만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4만 7,000명이다. 사망자의 32%가 처방받은 오피오이드계 약물과 관련이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처방된 오피오이드 오남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매년 785억 달러(약 96조 4,058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의료비, 생산성 손실, 중독 치료, 형사 사법 관련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치명적인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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