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의료진 3명이 병원 창문 바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 극단적 선택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국가를 막론하고 의료진의 정서적 외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연구진이 바이러스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경험한 정서적 외상 정도를 발표했다. 상당수 의료 종사자들이 불안, 우울증, 불면증 등의 정신 건강 문제를 보고했다. 특히 여성,  간호사들에게서 높았다. 연구 결과는 JAMA 네트워크 오픈 저널에 발표됐다.

중국 연구진이 저장의과대학, 우한대학, 우한 유후병원, 징먼 제2인민병원 등의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경험한 비물리적인 피해를 조사한 결과, 많은 의료진이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연구는 중국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졌지만, 많은 국가의 의료진이 같은 상황에 처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3일까지 총 34군데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중 20곳이 우한에 있는 병원이었다. 7개 병원은 후베이성 내 다른 지역에, 7개 병원은 아예 다른 지역에 있었다. 의료진 1,257명이 설문 조사에 답했고 그중 964명(76.7%)이 여성이었다. 813명(64.7%)은 26~40세였다. 764명(60.8%)이 간호사였고 493명(39.2%)이 의사였다. 

연구진은 정신 건강 복지 문제에 중점을 두고 9개 항목 환자 건강 설문지, 7개 항목 일반 불안 장애 척도, 7개 항목 불면증 심각도 지수 등 조사를 실시했다.

대다수 응답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약 50.4%는 우울증 징후를 보였고, 44.6%는 불안 증상을 호소했다. 34%는 불면증이었고, 71.5%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보였다. 응답자들의 답변을 비교한 결과 증상은 여성일수록, 간호사일수록, 최전선에서 일하는 종사자일수록, 그리고 우한에서 일하는 근로자일수록 심각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데 직접 관여하는 의료 전문가들이 겪는 정서적,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한 수준인 도시에 근무하는 의료 종사자일수록 다른 지역 의료 종사자보다 증상이 심각했다.

인도주의재난연구소 창립자인 제이미 에이튼 박사는 "건강 관리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코로나19 감염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다"라고 말했다.

의료 종사자들은 환자와 마주해야 한다는 직업 때문에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개인보호장비 부족, 충분한 휴식 부족, 업무 과중 등으로 인해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더욱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의료인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례도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보고됐다.

지난 4월 8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52개국에서 2만 2,073명의 의료 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의 질병예방및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17일 코로나19 확진이 4만 4,672건인데 그중 의료진의 감염 건수는 1,688건이었다. 전체 확신 사례의 3.8% 수준이다. 이탈리아에서는 4월 10일 기준으로 의료진의 감염이 1만 5,314건이었는데, 모든 확진 사례의 11% 수준이다.

의료진이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이들은 다른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검역 및 격리조치를 받아야 한다. 의료진이 감염돼 더이상 일할 수 없다면 동료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

한편,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지난 12일 제49회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이해 “국내 코로나19 대응이 해외에서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의료진의 헌신이 절대적이었고, 가장 가까이에서 24시간 환자를 살핀 간호사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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