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석유회사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이 발생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양생물과 생태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 사고 영향은 앞으로도 1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0년 4월 20일, 석유 회사 BP의 딥워터 호라이즌에 있는 석유 굴착 장치가 폭발하면서 319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걸프만과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의 해안선으로 쏟아졌다. 이 사고는 걸프만 연안 지역의 어업 및 관광 산업을 초토화시킨 최악의 인공 환경 재난으로 기록됐다. 

이때 유출된 원유는 무려 87일 동안이나 바다로 쏟아졌다.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바다로 쏟아지면서 당국조차 상황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BP는 석유 유출 후 피해를 입는 지역을 평가하고 정화를 시도하기 위해 폴라리스와 계약을 맺었다. 해안 정화기술 고문인 에드 오웬스가 이끄는 폴라리스 팀이 약 1,000마일(약 1,609km)에 이르는 해안선이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습지까지 기름이 영향을 미쳤으며, 바다를 덮은 기름 분포가 50% 이상이었다.

이 사고로 인한 엄청난 피해는 BP에 상당한 손실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만들었다. BP는 미국 법무부로부터 14건의 중죄를 선고받았고 2012년에 사건 해결을 위해 40억 달러(약 4조 9,10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냈다. 다양한 민사 소송 지불금까지 합하면 400억 달러 이상이다.

2011년 미국 정부가 발표한 폭발의 원인은 시추공 시멘트의 결함이었다. 또한 가스경보 및 배터리 백업 시스템이 고장났고 압력 테스트가 잘못 해석됐으며 관리 및 감독이 불충분했다.

사건 이후 걸프만에 사는 해양동물에게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질식한 거북이가 해변으로 밀려왔고, 갈색으로 변한 바다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올랐으며 펠리칸의 부리가 기름에 젖어 검게 물들었다. 또 이런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연구하는 데 몇 년이나 소요됐다.

걸프만에 서식하는 바다거북 5종이 모두 위험에 처했고, 이 사고로 7,600마리의 성체 바다거북과 16만 마리의 새끼 바다거북이 사망했다. 멸종위기종인 향유고래의 개체수가 7% 줄어들었으며, 이를 회복하는 데는 2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드고래의 개체수는 22%나 줄어들었다. 이를 회복하는 데는 69년이 걸린다.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걸프 지역에서 1년에 평균 63마리의 돌고래가 사망했다. 원유 유출 이후에는 2010년에 125마리, 2011년에 335마리 등으로 사망하는 돌고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원유 유출 사고 이후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

걸프의 359개 지역에 사는 91종 2,500마리 이상의 개별 어류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 어류의 담즙에서 유독한 원유 성분이 검출됐다. PAH라고 알려진 이 성분은 해저에 사는 물고기에게도 발견됐는데, 이는 원유 유출이 깊은 바다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CNN 보도에 따르면, 황다랑어도 높은 수준의 PAH가 검출됐다. 황다랑어는 한 곳에 정착해 사는 물고기가 아니라 빠른 속도로 헤엄치며 먼 거리를 이동하는 물고기다. 원유 유출로 인한 해양생물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돌고래, 고래, 바다거북과 같이 오래 사는 해양생물 종에게 원유 유출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바에 따르면 해양생물은 생식기능 감소, 폐질환, 심장질환,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 사람도 안전하지는 않다.

2018년에 진행된 두 건의 연구에 따르면 유출된 원유와 접촉한 해안 경비대 요원이 폐 및 심장기능 장애, 호흡곤란 등으로 고통받았다. 과학자들은 “해양 생태계 환경이 무너진다면 사람이 안전하게 살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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