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자동화와 불평등 사이의 연관성이 깊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보스턴대학 경제학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연구진이 기계 자동화와 소득 불평등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을 밝혀냈다. 노동자들 사이의 소득 불평등이 최신 기술에 의한 자동화와 관련이 있으며, 이 연관성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점 심해졌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경제협회논문저널에 발표됐다.

자동화는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 및 배송을 모니터링하고 실행하는 기술 및 해당 응용 프로그램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특정 산업, 특히 제조 및 생산 분야에서는 자동화가 매우 중요하다. 로봇을 사용하면 해당 산업에서 일처리 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동화 기술의 부상은 숙련 노동자들에게는 걱정거리다. 이들은 자동화가 더 진행될수록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자동화와 고용 이동, 실직 사이에는 명백한 관련이 있다. 1947~1987년 사이에는 평균 일자리 손실이 17%였지만, 자동화 시스템이 채택된 산업 분야에서는 19%였다. 1987~2016년 사이에는 평균적인 고용 이동이나 실직이 16%였지만 재고용률은 10%밖에 되지 않았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뜻이다.

MIT 경제학자 대런 에이스모글루는 "자동화는 불평등 역학 이해에 중요하다.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기술이 가져온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는 저숙련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었지만 1980년대부터는 저숙련 노동자들은 오히려 어려움을 겪게 됐다. 직장을 잃었고, 고숙련 노동자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낮았다"고 말했다.

최근에 발표된 이 연구는 자동화 및 로봇 배치가 작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시리즈의 세 번째 연구였다. 이전 연구에서는 1993~2007년 사이에 로봇이 한 대 설치될 때마다 노동자 3.3명이 직업을 잃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자동화가 작업장 내에서 더 많은 사람을 대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2010~2015년 자동화가 프랑스 산업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44개 산업 및 이와 연계된 노동시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숙련된 노동자들의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 자동화 기술은 저숙련 노동자보다 고숙련 노동자가 많을수록 효율이 높아진다. 

결국 저숙련 노동자들은 설 자리가 없고, 고숙련 노동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노동자들 사이의 임금 격차가 커짐에 따라 다음 세대의 교육 수준이 차이 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전 세계 노동시장 구성원은 평균적인, 혹은 저숙련 노동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고도로 숙련된 엔지니어들은 자동화 기술과 만났을 때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고숙련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밖에 없다.

연구에서는 저숙련 노동자의 연간 생산성 증가율과 연간 임금 증가율도 발표됐다. 1963년 이후 연간 생산성 증가율은 2%였지만, 연간 임금 증가율은 1.2% 수준에 머물렀다. 1970년대 이래로는 개인의 실질 임금이 오히려 1% 감소하기도 했다. 운영에 필요한 기술 대부분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자동화 시스템이 주요 작업 또는 대부분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회사는 고숙련 노동자에게 더 많이 투자하고, 저숙련 노동자에 대한 투자는 줄인다. 고숙련 노동자는 회사 작업을 구성하는 중요한 활동을 이어가고, 저숙련 노동자는 보조 인력으로 활동하거나 이전 업무와는 다른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부 회사는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 배치를 늘려 사람 직원의 질병 감염 가능성을 줄이면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2030년까지 자동화로 인해 퇴직 위험이 가장 높은 직종에 대한 예측이 진행됐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미국 내 직업 47%와 영국 내 직업 35%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예측에 따르면, 미국 내 직업의 38%와 영국 내 직업의 30%가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감염병 팬데믹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용 접근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업군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및 기타 작업을 처리할 수 있지만, 반드시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직업군은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 도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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