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출입 감소하며 해양 소음도 급감
수정일 2020년 06월 01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6월 01일 월요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과 수입이 약 20% 감소하면서 해양 소음 또한 급격하게 감소했다. 최근에는 선박과 관련된 저주파 소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종류의 소음은 해양 포유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해양 네트워크가 해저 관측소에서 실시간 소리 신호를 조사한 결과, 해양 소음이 감소한 연구 지역에서는 지난 1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소음이 4~5데시벨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과 수출입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무역선과 유람선의 이동이 줄었고, 이로 인해 바다의 소음도 줄어들었다. 코넬대학의 해양 음향 학자인 미셸 포넷은 "알래스카 남동부의 고래들을 관찰한 결과, 주변에서 보트가 지나가는 등 소음이 발생할 경우 동료를 부르는 횟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바다가 조용해졌던 적이 있다. 바로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했을 당시다.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의 소음은 고래의 만성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있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해양 소음 수준이 증가하면서 동물들이 짝짓기를 하거나 다른 그룹 구성원들과 의사소통할 때 내는 소리를 제대로 수신하거나 발신하지 못하게 됐다. 생존에 필수적인 환경 신호를 듣는 능력 또한 감소했다. 생존에 필수적인 신호란 포식자를 피하고 먹잇감을 찾고 선호하는 서식지를 탐색하는 등의 활동을 말한다. 인간의 활동이 해양 동물들의 생활을 방해하는 사례 중 하나가 수중 음파 테스트다.

2019년 미국 정부는 가스 및 석유 탐사를 위한 해양 시추를 허용했다. 이후 5개 이상의 회사가 동부 연안에서 유정 탐사 에어건을 발사했다. 이런 에어건이 내는 음파가 바닷속에서 엄청난 소음을 발생시킨다. 4,000km나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되는 수준이다. 이 소음은 바다 생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에어건이나 선박의 수중 음파 탐지기, 유조선 및 무역선의 통행 등으로 인한 해양 소음이 해양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고래, 돌고래 등의 큰 동물은 물론 오징어, 문어, 플랑크톤 등 작은 바다 생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바다 생물이 소음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1950년부터 2000년 사이에 바닷길을 오가는 배 교통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한다. 해양 소음이 10년마다 3데시벨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유정 탐사 에어건이 내는 소음보다 더 작은 폭발음으로 인해 반경 1km 정도 이내에 있던 동물플랑크톤의 3분의 2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건이 발사된 곳의 근처에서는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죽은 부리고래가 해안으로 밀려오는 일도 잦아졌다. 1950년대 이전에는 50년 동안 해양 동물 7종이 죽은 채로 해변으로 떠밀려왔는데, 2004년 이후에는 120종이 넘었다. 미국 해양대기청이 2016년에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160데시벨 이상의 소리는 해양 포유류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연구진은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서 범고래의 활동을 관찰했다. 이 지역에는 범고래 약 75마리만 남아 있는데, 고래들은 보트 소음을 들었을 때 먹이를 먹는 시간이 18~25%가량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해양 소음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 전 세계 해양 학자들이 소음이 줄어든 바다에서 더 생생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영국 환경청의 수산양식과학센터 연구원 네이선 머천트와 동료들은 현재 바다를 더 조용하게 만들 방법이 없을지 논의하고 있다.

머천트는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끔찍한 위기이지만, 이 위기가 지구의 다른 곳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승빈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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