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지난 5년 동안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산호 표백을 겪었다.  산호 표백을 예방하기 위해 호주 해양과학연구소와 멜버른대학 연구진이 더 높은 기온에도 견딜 수 있는 미세 조류를 개발했다.

바닷물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해조류가 스트레스를 받아 산호를 떠나고, 산호 표백이 발생한다. 산호 표백은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 4주 동안 바다의 기온이 1℃만 증가해도 산호 표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고온이 8주 이상 지속되면 산호가 죽게 된다.

연구진은 산호에서 미세 조류를 분리한 다음 실험실에서 배양하고, 유도 진화(directed evolution)라는 기술을 활용해 배양된 미세 조류가 더 더운 조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류들은 더 높은 기온에서도 4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었다.

CSIRO 합성생물학 미래 과학 플랫폼의 패트릭 뷔거 박사는 "유도 진화라는 새로운 접근 방법은 미세 조류를 조작해 열에 강해지게 만든 다음 산호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열에 강해진 조류와 산호가 공생하도록 만들면 산호의 내열성 또한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게다가 내열성 미세 조류는 광합성을 더 잘하며 산호에 사는 동물의 열 반응도 향상시킨다. 연구원 반 오펜은 "미세 조류와 산호가 서로 직접 소통하며 공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열에 강한 조류 균주는 양식 환경에서 대량으로 자랄 수 있다.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개입하면 열에 강한 조류가 극히 일부라고 할지라도 다른 산호 종과 공생 관계를 형성해 내열성 산호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열에 강해진 조류 종 하나가 최소 100개 이상의 산호 종과 공생할 수 있다. 이런 실험을 통해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도 많은 산호초를 구할 수 있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산호 표백은 이제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표백이 발생하는 산호의 비율은 1980년대에 8%였으나 2016년에 31%에 달하게 됐다. 평균적으로 산호는 1980년대에는 25~30년에 한 번 고온의 영향을 받았는데, 2016년에는 6년에 한 번 영향을 받는 수준이 됐다.

랭커스터대학의 해양 생태학 교수인 닉 그레이엄은 "전 세계 모든 산호초 지역이 더 빈번한 산호 표백을 겪고 있다. 게다가 산호 표백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게 됐다. 산호들이 대개 6년에 한 번 고온의 영향을 받는데, 6년은 표백된 산호가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호가 생존하지 못하면 산호를 주 서식지로 삼고 살아가는 많은 해양 생물들 또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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