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수백만 명이 조각을 맞추는 퍼즐에 빠져있다.  퍼즐 제조업체들은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밤낮없이 공장을 돌리고 있다. 사람들이 퍼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 개발업체 겸 장난감 회사 레이븐버거는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퍼즐 판매율이 전년 대비 370% 급증했다고 밝혔다. 레이븐버거 필립 프랑케 CEO는 “회사 창립 이래 136년 동안 이 같은 현상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에만 이 회사는 1분당 약 20개 퍼즐을 판매하고 있다. 프랑케 CEO는 “퍼즐이 필수 구매품은 아니지만, 소비자 수요가 엄청나 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베이츠대학 퍼즐 역사학자 앤 윌리엄스 교수는 “이번 수요 급증이 대공황 당시와 비견할 만하다”고 말했다. 1993년 2월, 퍼즐 제조업체들은 일주일에 퍼즐을 1,000만 개 이상 생산했으며, 당시 사람들은 1일 대여료로 1니켈을 주고 퍼즐을 빌렸다. 윌리엄스 교수에 따르면, 경제적 불확실성이 팽배한 시대에 퍼즐에 몰두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경제가 통제 밖으로 흘러갈 때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토론토대학 마르셀 다네시 기호학과 교수는 “퍼즐로 마음속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공표 이전에도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생활 때문에 자기 내면의 혼란을 느껴왔다. 인생의 예측 불가능성은 마치 정답이 없는 퍼즐과도 같다. 하지만 조각 퍼즐은 정답이 있으며 정답에 도달하면 일시적이거나 즉각적인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

퍼즐도 일종의 도피처가 될 수 있다. 다네시 교수는 “퍼즐에 집중하는 순간만큼은 외부 세계를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소 복잡한 조각 퍼즐에 몰두하게 되면 다른 것은 잊는 경향이 있다. 다네시 교수는 “퍼즐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활동이라기보다 혼자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실행하는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퍼즐 디자이너 스테이시 코스타도 “현대인이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퍼즐로 통제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속에서 혼란을 지우고 질서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 닥친 일을 통제할 수 있다는 데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코스타는 몇 년 전 성인 컬러링 북이 인기를 끌었던 때를 언급했다. 당시 사람들은 평정심을 찾고 정신적 휴식을 위해 컬러링 북을 활용했다. 그는 “퍼즐이 여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퍼즐과 알츠하이머병 간의 관계를 언급하며, 온라인 퍼즐 비디오 게임 폴딧(Foldit)으로 플레이어의 두뇌 속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1년, 미국 게임 및 퍼즐 리테일 판매량은 약 19억 1,000만 개에 달했으며 2019년에는 21억 5,000만 개를 기록했다. 퍼즐 시장은 연간 6.1%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퍼즐 시장의 대부분 수익은 중국(9억 7,700만 달러)에서 가장 많이 창출됐으며 다음으로 미국(6억 900만 달러), 인도(5억 7,200만 달러), 일본(1억 9,799만 달러), 인도네시아(1억 7,000만 달러)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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