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에 따르면, 최근 2개월 동안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쥐가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락다운 때문이다. 락다운으로 주변 음식점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쥐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나 길거리 쓰레기가 줄어들었다.

도시에 서식하는 쥐는 사람들이 남긴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산다. 락다운으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양이 줄었고, 이로 인해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된 쥐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락다운 이후 쥐를 제거해달라는 검사 및 서비스 요청이 늘어났다고 한다. 환경 보건 실무자들은 사업주나 주민들에게 쥐를 유인해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CDC는 사업주들에게 쓰레기통 뚜껑을 반드시 덮고 주민들에게는 반려동물에게 주는 사료를 마당에 내놓지 말라고 권고했다. 쥐가 유입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쥐는 사람들에게 질병을 옮길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35개 이상의 질병을 퍼뜨렸다. 사람이 쥐에 물리거나, 쥐의 타액, 소변, 대변 등에 노출되면 질병이 전파될 수 있다. 또 쥐의 몸에 기생하는 벼룩이나 진드기가 사람에게 옮으면서 간접적으로 질병이 전파될 수도 있다. 따라서 쥐가 옮기는 질병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쥐가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설치류에 의해 직접 전염되는 질병으로는 한타 바이러스 폐 증후군, 신장 증후군을 동반하는 출혈열, 살모넬라증, 옴스크 출혈열, 림프성 수막염, 렙토스피라증 등이다. 렙토스피라증은 특히 폭우가 많이 내리거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미국에서도 매년 100~150건의 렙토스피라증 사례가 보고된다.

C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뉴욕에서 설치류들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도시 설치류 학자 바비 코리건은 "사람과 설치류가 아무런 문제 없이 공생하고 있다면, 이는 설치류들이 충분한 양의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음식물 쓰레기 등 설치류의 먹이가 급격하게 줄었다. 이에 따라 쥐들은 서로 싸우고 심지어 동족을 잡아먹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리건은 "쥐도 배가 고프면 정상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서로 싸우고, 동족을 죽여 잡아먹고, 새끼를 잡아 먹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락다운으로 뉴욕은 물론 미국 전역의 수많은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 이후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 쥐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게 됐다. 쥐들은 물과 먹이를 찾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쥐들이 굶주리는 것을 노리고 미끼를 설치해 쥐를 잡아들이고 있다. 뉴올리언스 시청은 쥐와 관련된 신고 전화를 500건 이상 받았다.

코리건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쥐들이 떼를 지어 공격할 일은 없다. 쥐들은 아주 작은 음식물 조각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먹이 냄새를 맡으면 거기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설치류의 개체 수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벼룩 관련 질병에 노출될 우려가 있으니 기피제 등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1949년에 출간된 '쥐: 역사의 관찰자이자 도시가 가장 원치 않는 거주자'라는 책에서는 뉴욕에 사람 36명당 쥐 1마리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1950년대에는 이 수치가 거의 1명당 1마리로 늘어났고, 다시 사람 4명당 쥐 1마리로 줄어들었다.

쥐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인도의 데슈노크에 있는 카르니 마타 사원인데, 이 사원은 '쥐 사원'이라고도 불릴 정도다. 이외에도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미국 뉴욕을 비롯해 애틀랜타와 뉴올리언스 등의 도시에 쥐가 많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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