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CRISIS] 바다도 폭염 ‘해양 열파’ 발생 빈번해져
수정일 2020년 06월 23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6월 10일 수요일

과학자들이 해양 열파가 올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중 하나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다. 수일에서 한달간 이어지는 바다의 폭염을 해양 열파라고 한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1925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 평균 해양 열파 주파수와 주기가 각각 34%와 17%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1년간 해양 열파가 발생하는 기간이 54%나 늘었다. 해양 열파로 지난 몇 년 동안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이 발생했다.

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해양 열파를 다룬 논문이 게재됐다. 2003년 지중해 북부에서 발생한 사건, 2011년 서호주 해안에서 발생한 사건, 2012년 북서 대서양에서 발생한 사건, 2013~2015년 북동 태평양에서 발생한 사건, 2015~2016년 호주 남동부에서 발생한 사건, 그리고 2016년에 호주 북부 전역에 걸쳐 발생한 사건 등이다.

2013년 태평양 북동부에서 발생한 거대한 해양 열파는 ‘블롭(Blob)’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동명의 공포 영화에서 따온 이름이다. 영화에는 블롭이라는 이름의 붉은 덩어리 형태 괴물이 등장한다. 태평양 북동부에서도 거대한 해양 열파 때문에 해수면에 거대한 붉은 얼룩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인근 지역에서 어업 종사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여파는 2016년 중반까지 이어졌다.

블롭은 전 세계 산호 표백을 일으키고 연안 연어 어업 등을 방해한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에 따르면, 알래스카 남부 해안에서는 대구 1억 마리 이상이 사망했고 혹등고래 개체수가 30%나 감소했다. 해조는 씻겨 내려갔고 연어·바다사자·크릴 새우·기타 해양 동물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바다사자 새끼들이 굶어 죽는 경우도 평소보다 10배 늘어났다.

해조류는 독성을 띠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어류와 갑각류 등에도 독소가 축적되는 바람에 어업 종사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2014~2015년에는 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산호 표백이 거의 100%에 달했다. 올해 해양 열파가 다시 발생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블롭과 같은 사건이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과학자들은 현재 열파가 같은 지역에서만 발생할 뿐만 아니라 규모를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현상을 추적한 과학자들은 해수 온도가 블롭이 발생한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NOAA 과학자 제이미슨 고브는 "하와이섬 전역의 대양 온도도 매우 따뜻하다. 예상대로 바다가 더 따뜻해진다면 이 지역에서는 전례 없는 수준의 산호 표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AA 어업과학센터의 앤드류 레이징은 "현재 북동 태평양 열파는 이전에 발생한 사건만큼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날 것이며, 점점 일반화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전 연구는 평균 조건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을 때 해양 생물에게 미치는 기후 변화 영향을 크게 과소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해양수산연구소의 윌리엄 청은 "해양 열파가 발생한다면 향후 수십 년간 영향이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블롭과 같은 해양 열파가 캐나다 서해안과 미국 해안에 서식하는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최신 기후 모델을 사용해 정량화했다. 그 결과 블롭은 생물의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생물 분포를 크게 변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위스 베른대학의 기후학자 토마스 프뢸리허는 "향후 수십 년간 해양 열파가 더 빈번해지고 강렬해질 것이다. 수많은 어류가 사라질 수 있다. 피해를 완화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무조건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우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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