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코로나19 환자의 인공호흡기 공유, 안전한 방법 있다?
수정일 2020년 06월 11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6월 11일 목요일

한 엔지니어팀이 코로나19 환자 간에 인공호흡기를 더욱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지역 병원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 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엔지니어팀은 환자마다 하나의 유량 밸브를 사용하면 코로나19 환자들이 안전하게 인공호흡기를 공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중개의학 저널에 게재됐다.

호주 시드니대학에 따르면, 인공호흡기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호흡 기능을 돕기 위해 설계된 기계로, 풍부한 양의 산소를 환자의 폐로 직접 펌핑하거나 환자의 체내에 쌓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는 호흡기를 공격하는 질병으로 중증 환자들에게 인공호흡기는 필수다. 현재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지역도 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 한 개를 환자 두 명에게 사용하기도 한다.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다.

미국 마취과학회 임상의들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인공호흡기 공유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장에 따르면, 현존하는 인공호흡기는 설계 구조 자체가 여러 명의 환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만약 환자 여러 명이 인공호흡기를 공유할 경우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이나 비균질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의 사망률이 40~60%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도 높아질 수 있다.

인공호흡기를 공유해서는 안 되는 이유 중에 윤리적인 문제도 있다. 두 명의 환자가 하나의 기계를 공유할 경우 두 환자의 생명이 모두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환자들의 기저질환이 치명적인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만약 기계를 공유하고 있는 환자 중 한 명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면 제세동기를 사용하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잠시 멈춰야 하는데, 그런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않은 환자도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다.

MIT와 브리검여성병원 엔지니어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인공호흡기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기존의 인공호흡기 공유 방법에 특정 구성 요소를 추가해 환자들이 안전하게 인공호흡기를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 추가된 구성 요소란 환자의 폐로 전달되는 공기의 흐름을 최적화하는 도구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환자 중 한 명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경고음을 들을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조반니 트래버소는 "궁극적으로 인공호흡기 지원이 필요한 환자를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인공호흡기 공유는 표준 치료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엔지니어들은 지난 3월에 T자형 커넥터를 사용해 인공호흡기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시연했다. 이 커넥터는 분기점을 두 개 만들어 각 환자의 호흡 튜브로 이어진다. 다만 만약 인공호흡기 공유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의사들은 인공호흡기를 공유할 환자들의 연령이나 체구, 상태 등을 면밀히 살펴 환자들이 동일한 양의 공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인공호흡기에 연결된 환자 두 명 중 한 명의 상태가 개선되면 이 환자가 더 많은 공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다른 환자에게 전달되는 공기량이 줄어든다. 그러면 다른 환자는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고, 결국 환자 두 명이 모두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런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유량 밸브를 커넥터에 통합했다. 이 밸브는 각 환자가 따로따로 공기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든다. 한쪽 환자가 개선된 경우에는 밸브를 조정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연결된 환자의 공기 흡입 튜브에 변화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보가 울린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구할 수 있는 간단한 부품을 사용하면 된다. 표준 인공호흡기는 최대 8명의 환자에게 충분한 정도의 공기 압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엔지니어들은 최대 두 명의 환자까지만 인공호흡기를 공유하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지난 2월 11일 기준으로 중국에서는 대다수 감염자가 경증 증상을 보였으나 13.8%는 중증, 4.7%는 치명적인 증상을 겪었고 결국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사태도 발생했다.

엔지니어팀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응급 사용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승인이 통과된다면 의료진의 판단하에 다른 옵션이 더 이상 없는 경우 환자 2명이 인공호흡기를 공유할 수 있다.

이택경 기자 ra102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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