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있다. 

유니세프와 GAVI, 사빈백신연구소, 세계보건기구(WHO)는 예방접종 프로그램 중단으로 피해를 입는 아동이 최소 8,000만 명이라고 공개했다. 대표적인 위험 질병은 디프테리아와 홍역, 풍진 등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이다. 예방접종 중단 사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코로나19 때문이다.

예방접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질병으로 인한 통증과 중증 증상을 겪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면역체계가 감염에 대처하는 방법을 잊게 되는 면역 기억상실에 처할 위험이 없다. 셋째, 영구적인 장애 또는 장기 손상 같은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여러 도시에서 엄격한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팬데믹과 관련이 없는 의료계 다른 분야에도 부담을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보건 단체들이 예방접종 프로그램 중단의 장기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예방접종 중단으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백신 예방 가능 질병이나 동시 감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

“공중보건 역사상 예방접종은 가장 강력하면서도 기본적인 질병 예방법이다. 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홍역같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을 근절하려는 노력이 무산되기 직전에 놓였다”고 말했다.

WHO와 유니세프, GAVI, 사빈연구소 연구진은 전 세계 68개국에서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일시 중단됐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만 0세 영아 최소 8,000만 명의 생명이 위협에 처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WHO에 보고하는 국가의 53%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일부는 지난 3~4월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했다.

중단 이유에는 인력 부족 문제도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예방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 제재, 코로나19에 대한 지식 부족, 신종 질병 감염에 대한 두려움 등이 결합해 부모들이 자녀의 예방접종을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게다가 지역 사회에 백신을 처치할 의료진도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진들은 대개 코로나19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의료 시설에 배정된 상태다.

유니세프는 백신 공급망이 단절됐다고 밝혔다. 락다운 조치와 항공 운송 제한으로 백신 전달이 줄어들었으며, 항공 산업의 경제적 문제로 화물 비용도 급증했다. 이에 유니세프와 GAVI는 백신 운송을 위한 화물 비용 기금 마련 조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낮추기 위해 콜레라와 홍역, 수막염, 소아마비, 파상풍, 장티푸스, 황열병 같은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27개 국가에서 홍역 백신 프로그램이 중단됐으며 38개 국가에서는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소아마비 백신 프로그램이 지연됐다. GAVI가 지원하는 저소득 국가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약 2,400만 명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여러 가지 질병에 감염될 위험에 처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백신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우간다에서는 예방접종 프로그램과 함께 기타 필수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HO의 세계예방접종적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대비 2019년 7월 기준 전 세계 어린이 10명 중 9명이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DTP3) 백신 3차 접종을 받았다. 전 세계 예방접종을 받은 아동의 86%에 해당한다.

2018년 DTP3 보급률을 살펴보면, 1억 1,600만 명의 아동이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예방접종을 완전히 마쳤지만 590만 명은 그중 일부만 처방받았다. 1억 3,500만 명은 이 중 1차도 처방받지 못했다.

예비 조사에 따르면, 3가지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아동 중 60%가 10개 국가에 몰려있었다. 예방접종을 하지 못한 아동이 가장 많은 곳은 나이지리아로 300만 명에 달한다. 다음으로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필리핀, 콩고민주공화국, 브라질, 앙골라, 베트남 순이었다.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때까지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방접종이 중단되는 기한이 길어질수록 영유아가 질병에 걸릴 위험은 커진다. 코로나19와 백신 예방 가능 질병의 동시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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