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의 수칙 중 하나가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하기다.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체내에서는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옥시토신을 분비해 안정감과 자신감을 높이고 유대감을 촉진한다. 연구에 따르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인접성과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스웨덴 린셰핑대학 연구팀은 서로 다른 장소에 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화상 전화와 감각을 활용하면 인접성과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는 직접 시선을 마주치거나 만질 수 없지만, 서로 가깝게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나 마틴 빌런드 박사와 리네아 스텐린덴 박사는 “화상 전화를 하면서 그리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중 언어를 사용하는 세 가정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중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로 유럽에 거주하는 친척들과 소통 방식이 주요 연구 대상이었다. 4차례 화상 통화에서 가족 구성원의 신체적·언어적 상호작용도 조사했다.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물리적 거리감이 문제가 됐지만, 참여자들은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인접성을 구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 기간 피험자들의 방에 설치한 카메라와 컴퓨터, 휴대전화를 통해 피험자들이 동영상을 활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카메라를 여러 대 설치한 목적은 구성원들이 화상전화를 하는 동안 행동을 포착하기 위해서였다.

기억, 창의력, 유머가 인접성을 만든다

이전에도 디지털로 인접성을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바꾸면 사람들의 신체 움직임과 국경 이동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린셰핑대학 연구팀은 인접성이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화상 전화를 통해 서서히 수정되고 재창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상 전화를 하는 동안, 화면에 보이는 장면과 신체 움직임을 포함해 공간은 인접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대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도 적용된다.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유머도 감정적 인접성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상 전화를 하는 동안 카메라도 재미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체 일부를 클로즈업해서 웃음이나 농담을 유발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다중 언어 사용 가족을 관찰한 결과 중국에 사는 세 살짜리 아이와 조부모가 서로 디지털 하이파이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프라인처럼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칠 수 없는 대신 언어로 대체하고 있었다. 

대화 도중 아이와 가족들과의 과거 기억도 소환됐다. 할머니는 손녀에게 줬던 가방을 언급하며 당시 손녀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떠올렸다. 전화를 끊은 후에도 손녀는 가방을 안고 할머니를 추억했다.

스텐린덴 박사는 서로 다른 나라에 살고 있더라도 의사소통에 사용된 기술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피험자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화상 통화를 통해 거리를 초월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상 병리학자 수전 하이틀러 박사는 가장 가까운 사람과 친밀감을 더 느끼는 방법 중 하나는 언어라고 설명했다. 기분과 걱정, 두려움 같은 개인적인 감정을 공유하면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 긍정적인 의미의 “그래” 혹은 “맞아” 같은 말도 여기에 포함된다. 부모 자녀 혹은 부부 관계에서도 감사의 표현은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만들 수 있다. 동의의 표현 또한 관계에 긍정성을 구축할 수 있다.

한편,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3월 12~18일 중국인 1,3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병 후 가족 관계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35%는 코로나19 발병 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면서 관계가 더욱 밀접해졌다고 답했다. 반면, 60%는 가족 관계가 평소와 같다고 밝혔으며 5%는 멀어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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