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이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기시되지만, 동물들에게는 일반적이다. 카니발리즘이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동물학자 빌 슈트 박사는 카니발리즘이란 동물 왕국에서 극도로 일반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1,500여 종 이상이 이 같은 생태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예를 들어, 수컷 거미는 암컷과 교미 후 즉시 암컷의 맛있는 먹이가 된다. 연구에 따르면, 교미 파트너를 포식하는 암컷 거미의 새끼는 수컷을 포식하지 않은 암컷 새끼에 비해 20%가량 크기가 크고 수명도 50% 정도 길다.

1977년, 영국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은 침팬지들이 서로 포식한다고 기록했다. 그 이후, 유인원의 카니발리즘 사례가 포식 이유부터 영양학, 생존 측면에서 다수 기록되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샌드타이거 상어의 첫 배아가 모체 자궁 속에서 특정 크기까지 성장하면 같이 있는 다른 형제를 잡아먹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대 오타칸투스 상어가 새끼를 잡아먹었다는 증거도 발견됐다.

로열홀로웨이대학의 하워드 팔콘 랭 박사는 “해양종이 담수 늪지에서 대량 서식하기 시작한 시기가 석탄기(Carboniferous Period)다. 내륙 수로를 주로 이용했던 오타칸투스 상어는 먹이가 고갈되자 새끼를 잡아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동물이 이 같은 카니발리즘을 유지하는 이유는 영양소를 얻기 위해서다. 케인 두꺼비의 올챙이는 동족을 먹어 더 크고 강하게 성장하며 미래 경쟁 상대의 싹을 미리 줄인다. 한 연구팀이 케인 두꺼비 28마리를 조사한 결과, 주식의 64%가 다른 케인 두꺼비였다.

일부 동물들은 자신의 종을 확대하기 위해 카니발리즘을 따르고 있었다. 수년 동안, 학자들은 빗해파리가 북미와 남미 동부 해안에서 유럽 해역까지 서식지를 확장한 방법을 궁금해했다. 연구팀은 포식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가설을 세웠지만, 최근 빗해파리가 카니발리즘을 통해 거친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종 역동성을 추적한 결과 성체 빗해파리가 새끼를 잡아먹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빗해파리 전체 개체는 마치 하나의 단일 유기체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성체 해파리를 지원하기 위해 새끼를 희생하는 메커니즘을 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빗해파리는 기상 이변과 먹이가 부족한 시기를 견뎌낼 수 있다”고 토마스 라슨 박사는 설명했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