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에 저항하도록 설계된 박테리아 유전자가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모든 테트라사이클린을 파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국립 연구소 NIH와 워싱턴 세인트루이스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양과 일부 사람들에게서 테트라사이클린을 파괴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생물학 저널에 발표됐다.

초기 항생제 중에서도 테트라사이클린은 수많은 박테리아 감염을 치료하는 최우선 약물로 사용됐다. 1940년대부터 테트라사이클린은 전염성 박테리아 균주를 막는 데 사용되며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 다만, 테르타사이클린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 때문에 약물 사용이 제한된다. 의사들은 박테리아 감염이 확인된 환자에게 테트라사이클린을 처방할 때는 주의를 기울인다.

최근 NIH와 세인트루이스대학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의 몸과 토양 등에서 테트라사이클린 내성 유전자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토양 박테리아에서 유전자를 발견한 다음 지역사회에서 유전자를 찾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가우탐 단타스 박사는 "5년 전에 무해한 환경 박테리아에서 테트라사이클린을 파괴하는 유전자를 처음 발견했다. 당시에도 이 유전자가 박테리아에 침입해 치료하기 매우 어려운 감염성 질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 단타스 박사는 테트라사이클린의 효능을 대폭 줄이는 10가지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테트라사이클린 파괴 효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해당 유전자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새로운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연구진은 토양 샘플 53개, 사람의 대변 샘플 176개, 동물의 대변 샘플 2개, 야영지에 만들어진 간이 변소 샘플 13개 등을 모아 유전자를 선별했다.

검사 결과, 테트라사이클린 독성을 차단해버리는 기능을 갖춘 유전자 69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실험실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이 유전자 중 일부를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이 없는 대장균 박테리아에서 복제했다. 그런 다음 변형된 대장균이 항생제에 노출된 후에도 생존하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토양 박테리아의 테트라사이클린 파괴 효소 유전자를 갖추게 된 변형 대장균 박테리아는 일부 세대의 테트라사이클린을 비활성화했다. 사람과 관련된 유전자로 조작된 대장균 박테리아는 11개의 테트라사이클린을 파괴했다.

Tet(X7) 테트라사이클린 파괴 효소는 토양 박테리아에서 발견된 오래된 파괴 효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연구진은 이전 파괴 효소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성이 있는 유전자가 진화하면 할수록 그 효율이 더욱 광범위해진다.

연구진은 임상 환경에서 파괴 유전자를 찾기 위해 유전자 시퀀스를 검사했다. 2016년 폐 감염으로 집중 치료를 받은 파키스탄인 남성을 선별해 박테리아를 분리했는데, Tet(X7) 파괴 효소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이 유전자는 다른 활성 구조와 유사했지만 더 활발했다.

연구진은 이전에 고안한 화학적 화합물을 사용해 파괴 효소 유전자를 완화하는 데 사용했다. 파키스탄 환자의 박테리아 내에서 진행된 화합물 테스트는 테트라사이클린 독성을 보존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는 활성 성분을 추출하거나 약점을 강화해 항균 효과에 저항하는데, 새로운 파괴 효소는 항생제 독성 효과를 직접 비활성화한다. 연구진은 “이런 파괴 효소 유전자가 인구 집단에서 자유롭게 퍼진다면 더 무서운 슈퍼버그가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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