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증 환자 2명이 혈장 치료로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혈장 치료가 이목을 끌고 있다. 

혈장 치료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감염자의 혈장을 채혈한 뒤 혈장 속 항체, 면역글로불린을 농축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미국의 메이오 클리닉에 따르면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체를 만드는 것 외에도 대체 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외상이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대량의 혈액 손실을 입은 환자에게도 사용 가능한 치료법이다.

주로 중증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에서 완치된 환자로부터 얻은 항체를 사용해 치명적인 환자에게 수혈하는 방식이다. 수혈 물질은 혈장의 색 때문에 액체로 된 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혈액 전문 기관인 미국혈액학회에 따르면 새로운 치료법은 아니다. 질병에서 완치된 사람의 혈장을 활용하는 혈장 치료법은 이미 100년 전부터 사용된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일부 환자들이 완치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받아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지만, 혈장 분리법이라는 과정이 개발된 이후부터는 환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완치자의 혈장을 수혈할 수 있게 됐다.

혈장 치료로 큰 이점을 볼 수 있는 질병으로는 광견병, 소아마비, 인플루엔자, 홍역, 에볼라 바이러스 질병 및 B형 간염 등이 있다. 사스나 메르스도 혈장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른 약물의 효과와 비교했을 때는 그 증거가 구체적이지 않다. 혈장 요법의 정확한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 19에서 회복된 환자의 혈장에서는 새로운 항체가 발견됐는데, 이 항체가 아직 병원체와 싸우는 다른 환자에게 단기 및 중기 체액 면역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항체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를 중화하고 증상을 줄여 혈장을 수혈받은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인다.

여러 국가의 병원 및 보건 기관에서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에게 혈장 기증을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 외에도 혈장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혈액을 많이 잃은 환자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혈장은 수술이나 큰 부상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주로 수혈된다. 혈장은 효소, 단백질, 염분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런 요소가 환자를 안정시키고 회복을 돕는다. 특히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메이오 클리닉의 카밀 반 버스커크 박사는 "혈액을 대량으로 손실한 환자가 있는 응급 상황에서 혈장 수혈은 일반적인 치료법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활용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예를 들어 혈장 치료가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혈장을 수혈받은 환자의 회복율, 상태가 얼마나 호전됐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부작용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혈장 치료법을 적용한 경우 부작용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혈장 치료법을 시행할 경우 수혈을 받는 사람은 공여자에게 있던 다른 항체 등을 함께 받을 수 있고 환자의 현재 상태에 따라서도 치료법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임상 시험의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아볼 방법이 없다. 혈장 치료법은 수혈을 받은 사람이 공여자의 혈장에 거부 반응 혹은 부작용이 있거나 폐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 오히려 수혈을 받은 사람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지난 3월 27일 JAMA 네트워크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혈장 요법으로 치료한 결과가 발표됐다. 이 환자들은 SARS-CoV-2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다음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이 발생했다. 입원 후 10~22일 사이에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법을 시행했고, 의사들은 장기 부전 가능성, 혈액 내의 바이러스 수준 등을 측정했다.

치료 후 3일 이내에 환자 4명의 체온이 정상화됐다. 또 혈장 투여 후 12일 이내에 장기 부전이 완화됐고 호흡이 개선됐다. 수혈 후 5일째와 수혈 후 12일째의 장기 부전 점수를 비교한 결과, 환자들 모두 12일째에 많이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회복 속도는 환자마다 달랐는데, 5명 중 1명만 다른 환자들보다 회복세가 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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