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시작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보건교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단법인 보건교육포럼(이사장 우옥영)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보건교육포럼 지부 대표, 전교조 수도권 보건위원회와 함께 학교급별 코로나 19 대응 현황 및 평가, 코로나 19 대응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단기 및 장기 과제 등과 관련해 지난 6월 13일, '학교 코로나19 대응 현황 및 개선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현장 진단 간담회에 참석한 보건교사들 (사진=서울 보건교육포럼)

간담회에 참석한 각 학교 보건교사들은 코로나 19 대응에 있어서 어려운 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서울 보건교육포럼 회장 김혜진 보건교사는 “수시로 바뀌는 매뉴얼을 보건교사는 본인이 숙지해야할뿐더러 다른 교직원에게도 안내해야 하므로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정도다. 폭염 속 열화상카메라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학교도 일부 있을 정도다. 머리핀이 햇빛을 흡수해서, 짙은 색깔의 옷이 더 열을 흡수해서 고열로 체크된다. 일일이 보건교사가 확인을 해주어야할 정도다. 본격적으로 더워지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고심이 크다. 현재 서울지역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대응 실태 관련 설문조사 중인데 중간 결과만으로도 보건교사에게 관련 업무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김영숙 보건교사(장현초등학교 )는 “최근 교육부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현장교사와 소통채널을 만든 사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에 보건교사 협의체가 없어 현장성 있는 지침이 만들어지기 어렵고, 무엇보다 코로나19에 대한 학생들의 위험 인식이 달라 보건교육이 강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주관의 보건교육 자료나 보건교사들이 함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우윤미 보건교사(효성서초등학교 )는 “보건교사의 업무가 행정지원팀이 맡아야할 시설, 물품 구입, 지원에 치우쳐져 있다. 감염병 매뉴얼에는 발생감시팀, 예방관리팀, 행정지원팀, 학사관리팀 등이 구분되어 있지만, 환자파악과 예방관리에 집중해야할 보건교사가 행정지원, 학사관리에도 관여하면서 코로나 19 총력 대응이 무색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에 인천과 경기, 서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모든 방역관련 물품구입과, 계획세우기 등 관련업무를 보건교사가 모두 담당하는 경우가 95%이상이었으며, 혼자 업무를 도맡아 하는 것이 힘들다고 답변한 경우가 70% 이상이었다. 1인 방역체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지학 보건교육포럼 수석대표는 “초등학생 및 중학교 저학년 등은 나이스자가진단시스템을 학부모가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지역에서는 다문화가정이 많고 주로 어머니가 한글을 몰라 응답율이 낮기도 하다. 나이스자가진단시스템 언어 지원이 강화되어야할 것 같다. 또 질병관리 본부가 누적한 코로나19 임상 증상, 치료 경과 등을 보건교사나 교육청 감염병 관리 담당장학사 등과도 공유해야 학교현장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데, 지금은 공문에 나온 몇 가지 증상만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응 등 감염병 대응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중, 장기 개선안에 대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신미수 보건교사(묘곡초등학교 )는 “감염병 모의 훈련을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학교 보건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현장성 있게 시나리오를 재구성해 업그레이드 해야할 필요성이 있고, 보건교사에게 이 업무를 맡기면서 부서와 부장을 배제하는 문제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부서 등을 통해 지휘권과 집행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혜진 보건교사( 솔개초등학교 )는 “교육청과 보건교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코로나 일일보고 등 행정처리를 최소화하고 실질적으로 학교 현장에 조언,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교육청에 보건교육, 학교보건 전문가가 부족하고, 보건교사도 부족해 대응 체계를 새롭게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애 보건교사(인천신촌초등학교)는 “학생 확진자가 나온 학교의 모범 대응 사례를 구성하여 현장과 공유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학교내 선별 진료소 설치, 학생 및 교직원 검사 명단 확인, 역학조사 협조부터 관련된 모든 업무와 처리를 모두 보건교사에게 일임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사도 못하고 대응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지적했다.

김미경 보건교사(안양서초등학교 )는 “코로나 19 대응에 있어서 코로나19 예방과 관리뿐만 아니라 위험인식, 비난 금지, 감정 및 정서 관리, 행동요령 등 집중적인 보건교육이 필요한데도, 현재 대응은 보건교육은 없고, 감시와 격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보건교육 지원도 취약해서 관련 연수, 기기 지원 등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물품 방역 중심의 대응에서 참여 소통 중심의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교감염병예방에 대한 책임을 1인에게 지우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교육당국과 현장의 소통과 협력이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경기대 교육대학원 김대유 교수는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는 가운데 지금이라도 교육부장관이 약속한 대로 보건교사 제 단체 간담회를 신속하게 이행하고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보다 탄력적이고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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