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깃털에 긴 다리를 가진 홍학은 ‘플라밍고’란 이름으로도 잘 알려졌다. 홍학이 먹이를 놓고 경쟁할 때 깃털의 핑크색이 짙을수록 흰색에 가까운 깃털의 홍학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엑서터대학 연구팀은 밝고 짙은 핑크색 깃털이 홍학 건강의 지표라고 설명했지만 이런 깃털을 가진 홍학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엑서터대학의 동물학자 폴 로즈 박사에 따르면, 홍학은 크게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있다. 홍학의 깃털 색은 카로티노이드라고 하는 색소에서 기인하는데 홍학이 주로 섭취하는 먹이에 들어있다.

로즈 박사는 “효율적으로 먹이를 구하고 건강한 홍학일수록 에너지가 넘치고 먹이를 구할 때 지배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WWT 슬림브리지 습지센터에서 서식하는 희귀 홍학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넓은 야외 사료용 풀과 대규모 실내 사료용 풀, 실내 사료용 용기를 사용한 3가지 유형의 급식 방법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홍학은 먹이를 먹을 때 서로 밀치는 성향을 보였다. 그룹 내에서 가장 핑크색이 짙은 홍학이 그보다 옅은 색의 홍학보다 공격성이 더욱 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외 사료용 풀을 사용했을 때, 홍학은 실내보다 공격성 표출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학은 먹이를 먹을 때 암컷과 수컷 모두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로즈 박사는 “홍학이 먹이를 먹을 때 무리를 지어 있는 경우 더 많이 다투며 이 때문에 정작 먹이를 먹는 시간은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홍학에게 먹이를 줄 때 가능한 한 넓은 장소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넓은 실외 장소를 갖춰야 과잉 공격성을 줄이고 선천적인 채집 능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희귀 홍학은 번식할 준비가 되면 깃털 색상이 옅어지는 특성이 있다.

갈고리 모양의 부리와 밝은 색상 깃털을 가진 홍학은 쉽게 구분이 가능한 물새류다. 홍학은 수만 마리가 하나의 군집을 이뤄 생활할 수 있으며 비이주성 조류지만 서식하고 있는 물가가 바뀌었거나 기후 변화가 심각하면 서식지를 바꿀 수 있다.

홍학은 3,000만-5,000만 년 전 화석이 발견된 가장 오래된 조류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홍학종은 6가지이며 다리 길이 때문에 다른 조류와 구분이 쉽다. 홍학은 잘 날지는 않지만,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시간당 35마일을 이동할 수 있다. 생존이나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백 마일을 이동할 수 있지만 주 비행시간이 밤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칼깃이라고 부르는 날개 아래 깃털은 검정색이며 비행을 할 때만 볼 수 있다.

야생의 홍학 수명은 25~30년이며 포획 시 최대 40년까지 살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박테리아가 있는 물가 근처에 서식한 홍학 상당수가 떼죽음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홍학은 군집 동물이어서 단 한 마리를 포획해 기르는 경우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 

한편,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현재 홍학은 멸종 위기 동물종이 아니지만 희귀종인 제임스홍학과 칠레홍학은 그 수가 줄고 있거나 소규모로 멸종할 위기에 직면한 종으로 간주된다.

총 현존 조류종을 토대로 봤을 때, 조류종 8가지 중 한 가지는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8년 세계 조류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만 1,000여 조류종 중 40%가 줄어들고 있으며 222종(2%)은 멸종 위험이 아주 높으며 461종(4%)은 멸종 위험 상태였다. 전 세계 조류종 중 77%인 8,417종은 멸종 위험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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